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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머니] 오른다 싶더니 폭락하고..고점 물린 개미들 "어떡하나"

■ 출구 타이밍 못찾는 암호화폐 투자자

24시간 스마트폰으로 시세 확인

등락 제한없어 '인권非' 신조어도

투자자 대부분 대학생·20~30대

거액 자산가 떠나고 개미만 남아

"조금만 오르면 손해나도 떠날 것"





올 1월6일 2,800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7일 오후3시 현재 746만원에 머물면서 상투를 잡은 투자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한쪽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긍정 전망이, 또 다른 한쪽에서는 당장이라도 거품이 꺼져 폭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더 보유할지, 아니면 이쯤에서 손절매하더라도 매일매일의 가격 급등락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정부 규제 등으로 700만원을 밑돌다 5월에 다시 1,000만원을 돌파했다. 그러다 6월 이후에는 다시 하락해 700만~800만원대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외, 특히 미국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암호화폐 대표 격인 비트코인은 지난 9개월간 멀미가 날 정도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의 심경도 복잡하다. 대박을 낼 수 있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면서 투기 광풍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이제는 원금은커녕 추가 손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최근 암호화폐에 투자했던 20대 여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도 암호화폐 투자의 짙은 그늘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여성은 암호화폐 등에 수천만원을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뒤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암호화폐 투자자 대부분이 대학생을 포함한 20~30대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투자자금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2금융권 대출로 이뤄진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나라의 자원인 젊은 사람들이 이런 일확천금을 기대했다가 목을 맨다면 그런 나라에 미래가 있겠느냐”는 성토의 글도 올라오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들도 심심찮게 생겨나고 있다. 하루 만에 암호화폐 가격이 30% 이상 폭락하는 사례도 부지기수여서 투자자에 대한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인권비(非)’라는 말이 유행이다. 주식처럼 일정한 등락폭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글로벌 이슈로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투자자들이 경마 레이스를 보는 것처럼 투자를 하고도 하루 24시간 마음을 졸여야 하는 상황을 빗댄 것이다. 일부에서는 사실상 하루 종일 휴대폰으로 암호화폐 시세를 확인하는 ‘폐인’도 생겨나고 있다.



요즘에는 좀 뜸해졌지만 지난해 초부터 올해 초까지만 해도 ‘코린이(새로 코인 투자에 나선 투자자)’라는 말이 유행했다. 그만큼 최근 1년간 불나방처럼 암호화폐 투자에 처음 나선 ‘코린이’들이 넘쳐났다는 것이다. 실제 대학생은 물론 전업주부들까지 커뮤니티를 만들어 암호화폐 투자정보를 교환하는 등 올해 초까지만 해도 투기 광풍이 불었다. 급기야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 “사회병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할 정도였다. 이후 정부가 암호화폐 투기 광풍을 차단하기 위한 대대적인 정책 카드를 꺼내면서 광풍이 한풀 꺾였다.

이처럼 대내외 이슈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도 신규 투자자 유입은 거의 없이 기존 투자자들이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고인물’이 돼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빅2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4월 말 각각 9.70%, 6.79%를 기록했지만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이날 2.03%, 0.73%까지 급감했다. 고액자산가들도 암호화폐 투자에 등을 돌린 지 오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2018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부자는 6.4%에 그쳤으며 향후 투자할 의향이 없다는 비중은 74.8%에 달했다. 암호화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처럼 비트코인이 2,000만원 넘게 치솟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사라졌다”면서 “대중의 관심이 떨어진데다 국내 경기 위축 등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주식시장의 일반투자자를 뜻하는 개미들처럼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상투를 잡은 ‘개미’들이 급등할 날만 기다리며 매일매일 가슴을 졸이고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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