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톡 스와이프(옆으로 쓸기) 기능 왜 없앴어요? 메뉴 이동하기 편했는데 돌려주세요!(구글 플레이 스토어 의견)”
카카오가 지난 6일 카카오톡 8.0 버전을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부터 공개하면서 각양각색의 사용자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카카오톡이 2010년 3월 출시된 뒤 8년 6개월 동안 유지했던 상단 메뉴 중심의 사용자환경(UI)이 업데이트를 통해 대대적으로 바뀌자 많은 사용자가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톡 메인 화면에서 친구목록, 채팅목록, 콘텐츠목록, 설정 등을 스와이프로 옮길 수 있던 기능을 제외하고 ‘탭’을 화면 하단으로 내리면서 ‘원래대로 돌려달라’는 목소리가 포털 뉴스 댓글과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나오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7일 “구글 안드로이드의 애플리케이션(앱) 디자인 가이드라인(지침)에 따라 스와이프 기능을 제외하고 친구목록이나 채팅목록 메뉴 탭을 하단으로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구글 안드로이드의 디자인 가이드라인 ‘머티리얼 디자인’의 웹 사이트를 보면 스마트폰 앱 내부에서 다른 탭을 눌렀을 때 바뀐 화면이 즉시 전환되도록 권장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톡이 기존에 채택했던 옆으로 미끄러지는 형태의 메뉴 전환은 “하지 말아야 할 기능(Don‘t)”이라고 명시했다.
구글은 머티리얼 디자인 웹 사이트를 통해 “스와이프 등 왼쪽과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가로 방향의 터치 동작은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세부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친구목록에서 스와이프를 하면 해당 위치에 있는 친구를 ‘숨김’하거나 ‘삭제’하는 등의 2단계 기능을 위해 마련된 것이지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도록 하는 형태는 금지한다는 뜻이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앱 정책 영향으로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 역시 앱에서 최근 스와이프 기능을 삭제했다. 다만 네이버의 ‘라인’ 등 메신저는 구글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아직 스와이프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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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애플 OS인 아이오에스(iOS)는 처음부터 스와이프 기능을 금지해서 기존 아이폰 카카오톡 및 라인 사용자는 이를 경험한 적이 없다. 카카오는 이날 iOS 카카오톡도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아울러 카카오톡이 탭을 하단으로 내린 것도 구글 안드로이드의 앱 개발 정책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페이스북(2004년 출시) 등 등장한 지 오래된 앱은 친구목록이나 뉴스피드(대문화면) 등 탭을 상단에 뒀지만 비교적 최신 SNS인 인스타그램(2010년 출시)은 검색, 사진 추가, 좋아요 목록 확인, 친구 목록 등 탭을 하단에 뒀다.
구글 대표 플랫폼(기반 서비스)인 유튜브 역시 대문 화면, 인기 콘텐츠, 구독 콘텐츠, 수신함, 라이브러리 등 탭 5개를 하단에 두고 스와이프가 아니라 터치를 통해서만 이동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물론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초기 메인화면 구성을 봐도 전화, 연락처, 메시지 등의 기본 앱을 화면 하단에 배치했다. 안드로이드 앱 개발 경험이 있는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터치를 주로 엄지손가락으로 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 탭을 선택하기 가장 좋은 곳이 화면 하단”이라며 “이러한 메뉴 구성은 세계적인 추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사용자 의견을 계속 수렴하되 구글 안드로이드 앱 개발 정책을 지키는 선에서 통일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8.0 업데이트를 계기로 그동안 완전히 달랐던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의 카카오톡 앱 디자인·UI·UX를 통일해 사용자의 혼선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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