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8월 부평 1공장과 2공장을 재편하는 설비투자에 돌입했다. 한국GM은 5월 미국 GM 본사(약 6조9,000억원)와 산업은행(약 8,000억원) 등 7조7,000억원(71억5,000만달러)이 투입되는 경영정상화에 합의했다. 미 본사는 합의 당시 한국GM에 신형 SUV 1종과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1종의 생산을 배정하는 안을 확정했다. 한국GM은 이에 따라 연말까지 5,000만달러(약 560억원)를 투자해 부평 1공장과 2공장이 내년부터 신형 SUV를 생산할 수 있게 재편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부평 2공장에 집중된다. 한국GM은 부평 1공장(연 생산능력 27만대)과 2공장(17만대), 창원공장(25만대)이 주력 생산라인이다. 군산공장(27만대)은 경영난으로 5월 폐쇄됐는데 부평 2공장도 가동률이 30% 수준(약 6만대)에 불과하다. 부평 2공장은 중형 세단 말리부와 소형차 아베오, 중형 SUV 캡티바를 생산한다. 이 가운데 캡티바는 단종됐고 아베오는 판매량이 미미하다. 물량이 떨어지자 2교대 근무제가 1교대로 바뀌었고 비정규직 직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GM은 이번 투자를 통해 2공장의 캡티바 라인을 개조해 신형 SUV를 생산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신형 SUV는 한국GM의 내수 판매와 수출 주력 상품인 소형 SUV 트랙스의 후속 모델이다. 이에 따라 트랙스 생산라인 1공장도 신형 모델을 생산할 수 있게 설비를 교체하고 있다. 연말까지 투자가 마무리되면 2공장은 1공장에서 생산 중인 트랙스를 함께 만들며 소형 SUV의 생산 경험을 쌓고 내년에 새로운 소형 SUV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GM은 새 소형 SUV가 출시되면 부평 2공장에 약 7만5,000대가 추가로 생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 생산능력이 약 13만대로 가동률이 76%까지 올라가 심각한 고용불안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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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공장에 대한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 한국GM이 경영정상화 이후 선언한 ‘SUV 명가’ 계획도 탄력받는다. 한국GM은 소형 SUV는 국내에서 생산하고 중대형급 이상 SUV는 수입하는 체계가 갖춰지기 때문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6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SUV 비중을 5년 내 63%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선보인 중형 SUV 이쿼녹스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대형 SUV 트래버스, 하반기 트랙스의 후속 소형 SUV를 출시하고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2020년 에는 중대형 SUV 블레이저 출시가 예상되고 2022년 창원공장에서 생산할 CUV도 내놓는다. 2021에는 초대형 SUV인 타호가 국내 시장에 투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UV에서 초대형급까지 갖춰 ‘SUV 명가’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부평공장 투자는 한국 시장을 생산기지로 하는 경영정상화 계획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올해는 설비투자와 사회공헌에 집중하고 내년에 전략차종으로 내수시장 회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구경우·김우보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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