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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단독] 국민연금, 모건스탠리·SK 손잡고 美 셰일가스 파이프라인 기업 2조원에 샀다

델라웨어 유역 G&P 기업 브라조스 자회사 매입

고정수수료 계약 80% 넘고 EBITA 50% 달해

0%대 추락한 NPS 수익률 개선에 도움

CIO 장기공석 사태에도 대규모 투자 성공

브라조스 미드스트림 홀딩스가 셰일원유·가스를 실어나르는 송유관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브라조스 미드스트림 홀딩스




국민연금이 모건스탠리와 손잡고 미국 셰일원유·가스 운송업체를 20억 달러(한화 약 2조2,00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이번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 0%대에 머물러 있던 투자 수익률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특히 투자 결정권을 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의 장기 공석 상태에서 나온 초대형 투자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민연금은 모건스탠리가 운용하는 ‘노스 헤이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Ⅱ(NHPⅡ)’ 펀드를 통해 브라조스 미드스트림 홀딩스가 보유한 델라웨어 유역의 자회사를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000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브라조스는 텍사스주(州) 퍼미안 분지와 델라웨어 유역에서 나는 셰일원유·가스를 운송하는 G&P 기업이다. G&P란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모아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송하는 개더링(Gathering)과 이송된 천연가스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최종 소비자에게 운송·판매하는데 적합하도록 가공하는 프로세싱(Processing) 서비스 사업을 뜻한다.

국민연금과 손을 잡은 곳은 모건스탠리만 있는 게 아니다. SK(주)도 지난 5월 이사회를 열고 브라조스에 2억5,000만달러(2,7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SK(주)의 투자금액을 합하면 이번에 성사된 계약의 규모만 20억 달러에 달하는 셈이다. 이번 계약에 제프리스 파이낸스 LLC와 캐나다 로열뱅크가 제공한 9억5,000만달러(한화 1조600억원)의 인수금융이 포함돼있는 것은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실투자액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투자는 0%대까지 내려앉은 국민연금의 수익률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2010년 투자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연 6~7%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에서 2013년까지 미국 주요 32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평균 14%에 달한다. 더욱이 비전통 자원인 셰일가스의 경우 손익분기점(BEP)은 50달러 수준(브렌트유 기준). 심해저에서 뽑아 올리는 원유가 82달러인 것은 감안하면 40% 가량 싸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제유가가 50~60달러 선에서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원유 및 가스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대내외 환경도 갖춰져 있다.

5월 투자 결정 당시 SK(주)가 유가와 가스 가격 변화 없이 고정수수료 계약이 매출의 80%가 넘는 만큼 투자 리스크가 낮다고 밝혔던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브라조스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DA)이 50%에 달하고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기업이다.



투자의 결정권을 쥔 기금운용본부장(CIO)의 장기 공석 사태에서 나온 대규모 투자라는 것도 의미가 깊다. 국민연금 CIO 자리는 지난해 7월 강면욱 본부장이 사임하면서 1년 넘게 비어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7월부터는 직무대리를 하던 조인식 해외증권실장마저도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김재범 대체투자실장의 사표 수리까지 더하면 7명 운용 실장 중에서 4자리가 공석이다. 특히 해외대체실장의 경우 지난해 2월 유상현 실장이 미래에셋대우로 자리를 옮긴 뒤 1년 5개월째 후임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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