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는 국내 ‘의류건조기 열풍’을 이끈 선두주자다. 과거 소비자들은 가스식 설치의 번거로움과 높은 전기료의 부담으로 건조기 사용을 꺼렸다. 그러나 지난해 LG전자가 출시한 전기식(히트펌프식) 건조기는 이런 불편함을 없애며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LG전자가 국내에 판매한 건조기는 지난해 월 3만 대 가량에서 올해 월 5만 대를 훌쩍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과 성능을 높인 건조기를 내놓은 LG전자는 지난 5월 14㎏의 대용량 건조기를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005930)가 주력하는 품목은 대용량 건조기다. 국내 최초의 14㎏ 대용량 건조기 ‘그랑데’가 대표적이다.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증가한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국내 건조기 매출 가운데 ‘그랑데’의 매출 비중이 절반 정도를 차지했을 정도다. 기존 9㎏ 모델 대비 1.8배 커진 207ℓ 건조통과 ‘하이브리드 이중건조’ 기술은 다가오는 겨울철 빨랫감의 부피가 커지더라도 빠른 건조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닉스(044340)는 높은 수준의 건조 퀄리티를 내세워 건조기 시장의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독일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AEG와 손잡고 지난 11일 ‘위닉스 텀블건조기’를 출시하면서다. ‘옷감을 살리는 기술’로 옷감별 맞춤 건조를 통해 민감한 종류의 옷을 손상·변형 없이 건조할 뿐 아니라 아웃도어 의류의 발수 기능을 되살려준다는 게 위닉스 측의 설명이다.
대우전자는 초소형 건조기 ‘미니’로 1~2인 가구를 겨냥했다. 3㎏ 용량으로 공간 효율성과 이동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기존 14㎏ 용량 건조기와 비교했을 때 부피(490 × 631 × 401㎜)는 5분의1, 무게(17㎏)는 4분의1에 불과하다. 열을 배출하는 배기 호스도 설치할 필요가 없어 다용도실·베란다·거실 등 다양한 곳에 둘 수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의류건조기 판매량은 150만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세탁기 연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반기 건조기 판매량은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인 60만대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일과 삶의 균형(워크·라이프 밸런스)을 중시하는 문화가 건조기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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