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측으로부터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뜨거운 의지를 확인했다”며 “2차 미북회담을 멀지 않은 미래에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된 후 물 건너가는 것 같이 보였던 북미 정상회담이 남북 평양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최종적으로 열릴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뉴욕 롯데팰리스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작업을 준비 중에 있다”며 “비교적 근시일 내에 구체적인 장소 등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북한과 미국 사이에 1차 정상회담과 비슷한 형식으로 개최될 것”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사항이 발표될 것이다. 그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공식화하면서 북미간에 비핵화 실무협상이 잘 풀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마약퇴치 행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릴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문 대통령 역시 모두발언을 통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조기에 만나 비핵화 과정을 조속히 끝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며 “미북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와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실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정상이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미 중간선거(11월 6일) 전인 10월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며 미 워싱턴DC나 판문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이 장소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예고하면서도 “하지만 이 문제(비핵화)와 관련해 저희가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서두르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곧 있을 것으로 보이는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실무협상, 빈에서 열릴 실무협상 등을 앞두고 협상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요구한 ‘상응조치’에 대한 뚜렷한 결과 발표가 없었던 점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평양 공동선언에서 미국이 상응조치를 한다면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비핵화 조치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상응조치를) 깊이 있게 논의했다”라고만 말하고 뚜렷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제 관심은 한국시간으로 25일 밤 10~11시께 진행될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로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칭하며 북한을 비난한 바 있다.
/뉴욕=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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