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진 데 대해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흥국 금융불안과 미·중 간 무역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위험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27일 정부와 한국은행, 관계기관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시장 영향과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고 차관은 “이번 금리 인상은 이미 예상되었던 만큼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가 재확인되고 급격한 미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미 FOMC는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75~2.0%에서 2.0~2.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도 최대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를 1.50%로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으나 고 차관은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 차관은 “최근 남북관계의 개선과 함께 CDS프리미엄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9월 중순에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10억달러를 사상 최대의 주문 속에 낮은 금리로 성공적으로 발행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채권자금의 70% 이상이 중앙은행·국부펀드 등 중장기 투자자들이고 과거 사례에 비춰봐도 기준금리 역전만으로 외국인자금이 유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덧붙였다.
다만 최근 다양한 위험요인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터키·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신흥국 금융불안이 브라질·남아공·인도네시아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데다 미중 간 무역갈등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 차관은 “금융기관 외환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신용평가사나 해외 투자자들에 대한 국가 신인도 제고 노력도 강화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에 대비하여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 상승에 대해서도 대비하기로 했다. 가계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개선하고 중도상환수수료 합리화 등 추가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업권·취약차주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주기적으로 실시한다. 기업 부문에서는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으로 회사채 시장을 안정화하고 특히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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