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판매수수료율을 더 많이 부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17년 판매수수료율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기간은 작년 한 해로 공정위는 매년 12월 그해 상반기 수수료율을 조사해 발표했지만, 올해부터 전년 1년을 조사 대상으로 넓혔다. 조사 대상은 5개 업태 총 19개사 23개 브랜드였다. 백화점 6개사 7개 브랜드, TV홈쇼핑 7개사, 대형마트 3개사, 온라인몰 3개사에 더해 올해부터 이마트몰·롯데마트몰·홈플러스 온라인몰 등 대형마트 직영 온라인몰 3개 브랜드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실질수수료율(전체 상품매출액 중 납품업체 부담 수수료 금액 비중)이 가장 높은 업태는 TV홈쇼핑으로 나타났다. TV홈쇼핑의 실질수수료율은 29.8%로 납품업체는 매출의 30%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TV홈쇼핑에 줘야 했다는 뜻이다. 이어 대형마트 오프라인(21.7%), 백화점(21.6%), 대형마트 온라인(15.8%), 온라인몰(10.9%) 순으로 나타났다.
업태별 실질수수료율 1위 업체는 CJ오쇼핑(TV홈쇼핑·32.1%), 동아백화점(백화점·23.0%), 이마트(오프라인 대형마트·22.2%, 온라인 대형마트·16.3%), 티몬(온라인몰·12.2%) 등이었고 반대로 실질수수료율이 가장 낮은 업체는 아임쇼핑(TV홈쇼핑·22.0%), AK(백화점·19.8%), 롯데마트(오프라인 대형마트·20.9%, 온라인 대형마트·7.6%), 위메프(온라인몰·10.0%)였다.
전년(2016년 상반기)과 실질수수료율을 비교해보면 TV홈쇼핑은 0.6%포인트 상승했고, 백화점은 0.4%포인트 내렸다. 5개 조사 대상 업태 모두 실질수수료율이 계약서상 명시돼 있는 명목수수료율(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약정한 품목별 수수료율 단순 평균)보다 낮았다. 공정위는 명목수수료율이 낮은 상품군의 매출비중이 높아 평균이 낮아졌고, 정기세일 등 할인행사 과정에서 명목수수료율 할인도 적용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상품군별로 봤을 때 건강식품과 란제리·모피 품목은 실질수수료율이 높았던 반면 디지털기기, 대형가전 등에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납품업체가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에 따라 나는 실질수수료율 차이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컸다. 대형마트는 대기업에 20.5%를 매겼지만 이보다 1.8% 높은 중소기업에는 22.3%를 적용했다. 백화점도 대기업은 21.4%, 중소기업은 23.1%를 각각 적용해 1.7%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TV홈쇼핑의 경우 대기업 30.0%, 중소기업 30.2%로 큰 차이가 없었다.
공정위는 판매수수료 데이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자료 검증을 위한 현장점검 대상을 대형유통업체에서 납품업자까지 포함하는 등 조사·공개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또 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몰 판매수수료율도 함께 조사해 공개하기로 했다. 문재호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올해 조사는 조사 기간을 확대하고 분야도 넓혀 납품업체의 실질적인 협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투명하고 합리적인 판매수수료 협상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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