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혁신도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전력공사 바로 옆에 위치한 ‘빛가람우미린’ 전용면적 76㎡는 올해 초 2억9,000만원까지 거래되던 가격이 최근 들어 3,000만~4,000만원가량 하락했다. 2013년 분양 당시 가격이 1억9,000만원 후반대였음을 고려하면 5년 동안 매매가격은 5,000만원 정도 오르는 데 그친 셈이다. 본사 이전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서울 아파트를 팔고 나주로 내려온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나주혁신도시의 경우 공공기관 임직원이 거주 여건이 나은 광주로 몰려가 최근 아파트 값 급등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한국전력공사의 한 관계자는 “3년 전 서울 마포구 아파트를 팔고 나주혁신도시 내에 집을 샀는데 후회가 크다”며 “그동안 마포구 아파트는 3억~4억원가량 오른 반면 혁신도시 아파트 값은 제자리걸음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북혁신도시 역시 올 들어 아파트 값이 보합세로 접어들었다. 그나마 공공기관 이전으로 들어온 이들은 적다. 70~80%는 주변 구도심에서 새 아파트로 이전한 것이다. 혁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증거다. 전북혁신도시 내 F공인 대표는 “전주시 구도심에서 새 아파트를 찾아오는 수요가 꾸준한 덕분에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아파트 매물을 찾는 이들 중 공공기관 임직원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구도심 주민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진주·전주=정순구·빈난새기자 나주=박형윤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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