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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10년을 진단한다] 더딘 발전에 집값 5,000만원 '뚝'

9·13대책 겹쳐 부동산시장 싸늘

팔고 온 서울 집은 3억~4억 올라

지난 19일 경남 진주혁신도시 A7블록에 위치한 ‘대방노블랜드’. 2016년 분양된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로 지난해 3억8,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4,000만~5,000만원가량 떨어졌다. 더딘 도시 발전에 정부의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겹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것이다. 인근 S공인 대표는 “정부 규제도 그렇지만 분양 때부터 지금까지 혁신도시의 인프라 발전이 너무 더디게 진행된 영향이 크다”며 “분양 당시 폭발적인 인기에 비춰보면 초라한 성적”이라고 분석했다.

전남 나주혁신도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전력공사 바로 옆에 위치한 ‘빛가람우미린’ 전용면적 76㎡는 올해 초 2억9,000만원까지 거래되던 가격이 최근 들어 3,000만~4,000만원가량 하락했다. 2013년 분양 당시 가격이 1억9,000만원 후반대였음을 고려하면 5년 동안 매매가격은 5,000만원 정도 오르는 데 그친 셈이다. 본사 이전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서울 아파트를 팔고 나주로 내려온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나주혁신도시의 경우 공공기관 임직원이 거주 여건이 나은 광주로 몰려가 최근 아파트 값 급등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한국전력공사의 한 관계자는 “3년 전 서울 마포구 아파트를 팔고 나주혁신도시 내에 집을 샀는데 후회가 크다”며 “그동안 마포구 아파트는 3억~4억원가량 오른 반면 혁신도시 아파트 값은 제자리걸음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북혁신도시 역시 올 들어 아파트 값이 보합세로 접어들었다. 그나마 공공기관 이전으로 들어온 이들은 적다. 70~80%는 주변 구도심에서 새 아파트로 이전한 것이다. 혁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증거다. 전북혁신도시 내 F공인 대표는 “전주시 구도심에서 새 아파트를 찾아오는 수요가 꾸준한 덕분에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아파트 매물을 찾는 이들 중 공공기관 임직원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구도심 주민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진주·전주=정순구·빈난새기자 나주=박형윤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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