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품질이 전 세계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면서 국내외 기업들은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마케팅 포인트에 고심하고 있다. 그중에도 특히 스마트폰에 몇 개의 눈(카메라 렌즈)을 장착하느냐를 놓고 ‘최초’ 타이틀 경쟁이 불붙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뒷면에 3~4개의 렌즈를 탑재한 스마트폰들이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중저가폰인 갤럭시A7에 후면 3안 렌즈(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해 10월 초 출시한다. LG전자(066570)도 전면 2개, 후면 3개의 렌즈를 단 V40 씽큐(ThinQ)를 오는 10월4일 공개한다.
2개의 렌즈를 탑재하는 듀얼 카메라에 멈춰 있던 스마트폰 하드웨어 경쟁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은 화웨이다. 이 회사가 올해 초 출시된 화웨이 P20프로다에 세계 최초 트리플 카메라 명칭을 내걸며 소비자들의 주목을 끈 것이 경쟁사들을 자극했다. 맞불을 놓으려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4개의 렌즈를 단 ‘쿼드 카메라’를 차기작인 갤럭시A9프로에 달아 10월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단말기 차별화를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수의 카메라 렌즈를 탑재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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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전자부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스마트폰 카메라의 렌즈 수를 늘리는 것은 듀얼 카메라를 처음 개발했을 때는 고난도 작업이었으나 현재로서는 평이한 기술이 됐다”며 “카메라 모듈을 소형화해 한층 집적시키고 여러 렌즈가 함께 연동되도록 하는 게 어려운 문제였는데 이것은 듀얼 렌즈 단계에서 해소됐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카메라 렌즈가 앞으로 3개, 4개로 늘었을 때 기존의 듀얼 카메라와 무엇이 달라지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3D(입체) 영상 및 사진 촬영이 가능해지거나 촬영 이미지 및 영상의 심도와 해상도가 한층 높아지는 방안 등이 유력시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물론 카메라 렌즈가 많아질수록 스마트폰 제조원가는 늘어난다. 원가가 느는 만큼 스마트폰 판매가격을 올리거나 판매물량을 확대할 수 없다면 결국 제조사의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브랜드와 기술적 차별성이 낮은 업체는 점차 도태되는 단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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