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채권형 펀드에 4조원 넘는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채권형 펀드 인기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달 3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27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공모펀드의 자금 유출입을 집계한 결과 국내 채권형 펀드에 올해 4조2,818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순유입액은 5,233억원에 그쳤다. 유형별로는 일반채권펀드에 2조1,054억원이 순유입됐고 초단기채권펀드에도 2조103억원이 몰렸다. 이밖에 우량채권펀드에도 791억원이 들어왔다. 다만 중기채권펀드에서는 131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월 이후 달러 강세와 미국·중국 무역분쟁 우려에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월 이후 5.2% 하락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에도 경기 부진 영향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약했던 점도 영향을 줬다. 실제 국내 채권형 펀드의 월별 자금 유출입 동향을 보면 4,777억원이 순유출된 6월을 빼고는 지난 3월부터 순유입세가 이어졌다. 월별로는 7월 1조1,346억원, 8월 9,680억원, 9월 7,504억원 등 최근 3개월간 2조8,530억원이 순유입됐다.
다만 지난달 26일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0.75%포인트로 확대돼 국내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입세가 잦아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에 일부 신흥국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했다”며 “한국도 4·4분기 중 기준금리를 인상할 조짐이 보이면서 국내 채권형 펀드가 다시 자금 순유출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자금 순유입액이 큰 펀드 중에도 채권형 펀드 상품이 많았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자금 순유입액이 가장 많은 펀드는 ‘유진챔피언단기채자(채권) Class A’로 1조6,139억원을 쓸어담았다. 다음으로는 ‘동양하이플러스채권자 1(채권)A’(7,376억원), ‘대신단기채[채권](ClassC-e)’(5,307억원)로 채권형 펀드가 1~3위를 모두 차지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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