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캐딜락이 심상치 않다. 과감하고 세련된 디자인, 부드럽지만 강력한 주행성능으로 무장하고 시장을 공격하고 있다. 캐딜락이 내놓은 플래그십 세단 CT6 중 엔트리 트림인 ‘CT6 터보’를 타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캐딜락의 플래그십 세단은 CT6다. CT6는 국내에 터보, 프리미엄, 플래티넘 등 세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판매 가격은 터보 6,897만 원, 프리미엄 7,808만 원, 플래티넘 9,493만 원이다. CT6 프리미엄과 플래티넘은 3.6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반면, 엔트리 모델인 CT6 터보는 2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을 달고 뒷바퀴만을 굴린다.
CT6는 큰 차체와 세련된 디자인, 매끈한 주행 성능으로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T6 중 가장 늦게 출시된 CT6 터보를 타봤다. CT6 터보는 상위 트림 모델에 적용된 듀얼 머플러팁을 싱글 머 플러팁으로 바꾼 것만 제외하곤 겉모습에서 다른 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크기는 길이 5,185mm, 폭 1,880mm, 높이 1,485mm, 축거(휠베이스) 3,109mm다. 5m가 넘는 거대한 차체는 과감하지만 예리하게 빚었다. 세로로 길쭉하게 뽑아낸 LED 헤드램프와, 헤드램프를 뚫고 범퍼 아랫단까지 내려온 데이라이트(DRL)는 이제 캐딜락을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로 자리잡았다. 방패 문양 크롬 엠블럼을 박아넣은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도 플래그십 세단임을 웅변한다.
플래그십 차량답게 실내 공간이 무척 넓다. CT6 터보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2열 공간이다. 7천 만 원 이내에서 소유할 수 있는 수입차량 중 가장 넉넉하고 만족스러운 2열 공간을 가지고 있다. 상위모 델과 비교해 2열 전동겦떻瑩26시트나 프리미엄 독립 공조 시스템이 다소 부러운 건 사실이지만 다리를 꼬고 앉아도 넉넉한 레그룸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버튼을 누르자 엔진이 가볍게 깨어난다. 보닛 아래 자리잡은 2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은 8단 자동 변속기와 물려 최고 출력 269마력에 최대 토크 41.0kg걅를 낸다. 가속페달에 살짝 힘을 주자 차가 가볍게 나간다. 엔진소리와 진동이 매우 억제되어 있다는 걸 바로 느낄 수 있다. CT6는 차체 곳곳에 알루미늄을 사용해 몸무게가 체격에 비해 비교적 가볍다. CT6 터보는 상위모델보다 작은 엔진을 얹고 사륜구동 시스템을 뺐기 때문에 몸무게가 더 줄었다.
공차중량은 1,735kg. 준대형 차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덕분에 주행 실력이 상위모델보다 더 민첩해졌다. 가벼운 차체 덕분에 초반 가속감이 기대 이상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도 수준급이다.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고속 영역까지 쭉 밀어주며 가속한다. 엔진 반응이 즉각적이고 회전 질감도 매끈하다. CT6 터보는 후륜구동으로 인해 차량 앞부분 무게가 줄어들었다. 운전대를 돌릴 때 차량 앞부분이 아주 가볍게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다. 코너링에서도 운전자에게 확신을 준다. 주행을 하면서 큰 코너를 파고들어도 차량 자세가 안정적이고 조향 반응도 명확하다. 8단 자동 변속기는 변속 속도나 반응이 좋은 편이다. CT6 터보는 리터당 복합연비 10.2km(도심 9km, 고속도로 12.2km)다.
CT6 터보는 360도 서라운드 비전, 울트라뷰 선루프, 자동주차기능, 코너링 램프, HMI 터치패드 등 편의 사양도 갖췄다. 전방 보행자 감지기능, 저속 자동 브레이킹, 차선 유지 및 이탈 경고, 사각지대 경고 등 안전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차의 장점 중 하나다. 1억 원대를 넘는 수입 고급 플래그십 세단 홍수 속에 6,000만 원대 선택지가 등장한 것은 엄청난 사건이다. CT6 터보는 캐딜락다운 당당한 외모에 꿀리지 않는 주행실력을 갖춘 ‘가성비 최고’ 차량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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