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사진)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주 전 대표가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가까운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이고 운용 전문가는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 전 대표는 4일부터 신임 국민연금 CIO로 출근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CIO는 국민 노후자금 638조원의 운용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국민연금 이사장이 공모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 1인을 뽑은 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임명 제청하면 장관이 승인하는 방식으로 선임된다.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1년 연임할 수 있다. 본부장 자리는 7대 CIO인 강면욱 전 본부장이 지난해 7월 돌연 사표를 낸 뒤 1년3개월째 공석이었다.
주 전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화투자증권을 이끌면서 매도 리포트 확대, 고위험주식 선정 발표, 수수료 기준의 개인성과급제 폐지 등 파격 행보를 보여 ‘증권업계의 돈키호테’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특히 2015년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사임 압력을 받았고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출석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결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증언했다. 2016년에는 민주당에 합류해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과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을 지냈다.
국민연금 CIO 인선에서는 주 전 대표를 비롯해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안효준 BK금융지주 글로벌 부문 사장이 삼파전을 벌여왔다. 인선 과정에서 류 대표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주 전 대표로 결정되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공모과정에서 CIO 자격요건 문구가 ‘자산운용 경험’에서 ‘∼자산관리 또는 투자업무 분야에서 3년 이상 경험’으로 바뀌면서 특정인을 위해 자격요건을 완화한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노동자를 정리해고한 주 전 사장은 스튜어드십코드를 이행할 기금운용본부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임세원·김상훈·박시진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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