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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피와 땀, 그리고 배터리

Blood, Sweat, and Batteries | 콩고 코발트 광산의 아동 노동 실태

전 세계 코발트의 3분의 2는 세계 최빈국 중 한 곳에 매장돼 있다. 이 광물은 스마트폰과 전기차 생산에 꼭 필요한 원료다. 하지만 대부분의 채굴에 아동들의 노동력이 동원되고 있다. By Vivienne Walt

대부분 마을 주민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새벽 5시, 루카사 Lukasa가 하루 12시간의 노동을 시작하기 위해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타원형 얼굴과 날카로운 눈매, 호리호리한 체형의 이 15세 소년은 주 6일 근무를 하기 위해 동트기 전 가족들이 자고 있는 진흙 벽돌집을 나선다. 그는 콩고민주공화국 남부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2시간을 걸어 정부 소유의 광산으로 향한다(루카사와 다른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을 이름은 공개하지 않겠다). 루카사는 하루 8시간 동안 광산에서 계속 구멍을 파낸다. 현대인의 진보적 삶에 필수적인 광물 덩어리를 캐내기 위해서다. 바로 코발트다.

오후 3시쯤 되면 루카사의 가방은 하루치 작업물로 가득 찬다. 그는 최대 22파운드(약 10kg)의 짐을 등에 짊어지고 한 시간을 걸어 거래소로 향한다. 그는 “이 물건을 중국인들에게 판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중국인들은 이 지역 시장을 장악한 중국 원자재 무역 회사들이다. 주중 하루 근무가 없는 일요일, 앞면에 ‘프라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루카사가 마을의 나무그늘 아래 앉아 자신의 일상을 설명했다. 그는 “운이 좋은 날에는 1만 5,000프랑까지도 벌 수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건 고작해야 9달러 정도 되는 돈이다.

세계 최빈국 중 한 곳인 콩고에 사는 루카사가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가 연중 300일 정도 땅을 파서 찾아내는 회색 금속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루카사는 “코발트 채굴로 얻는 나의 수입이 전 세계 시장에서 무역상이 팔아 남기는 이윤에 비해 극히 적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콜웨지 Kolwezi 인근 주민들이 코발트 사업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콜웨지는 콩고 코발트 산업의 중심지로 경제적으로 궁핍한 곳이다). 루카사 같은 빈곤층 채굴 노동자들이 이해하기에 더 어려운 사실도 있다. 코발트 수요가 급증해 원자재 시장 코발트 가격이 2016년 파운드당 10달러에서 올 4월 44달러로 정점을 찍으며 약 400% 가까이 급등했다는 점이다.

광부들이 콩고 콜웨지 인근 카술로 광산 안에서 코발트 더미를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포춘US




이처럼 코발트 수요가 급증한 이유는 최근의 기기 주도 기술 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 코발트는 수억 대의 스마트폰과 컴퓨터, 태블릿을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리튬 이온 배터리의 주 성분이다. 코발트는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가 높기 때문에, 배터리가 안전하게 장시간 작동할 수 있다. 코발트 없는 디지털 생활은 (최소한 지금 당장은) 상상하기 어렵다.

코발트의 가치가 높아졌지만, 그 역할의 중요성은 이제서야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한세기 동안 일어난 최대 규모의 에너지 전환이라 할 정도로, 전 세계는 재생에너지로의 변환을 강하게 도모하고 있다. 그 성공 여부는 향후 수 년간 나타날 코발트의 가용성과 생산 및 제련 비용에 상당 부분 달려있다. (미국 정부는 아니지만) 전 세계 많은 정부들이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기후변화 목표 이행에 나서고 있다. 그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례로, 제너럴 모터스는 100퍼센트 전기차 시대라는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폭스바겐도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 비중을 4분의 1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배터리 기술의 획기적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선 모든 전기차 배터리 한 개 당 18파운드의 코발트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한 대에 필요한 코발트 0.25 온스의 1,000배 가까운 양이다. 예컨대 폭스바겐은 전기차 생산시설에 대한 공급을 위해 향후 10년 간 대형 배터리공장 6곳을 세워야 한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코발트 수요 급증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의미다. 런던의 코발트 무역회사 다튼 커모디티스 Darton Commodities는 리튬 이온 배터리용 코발트 수요만 2025년까지 3배 정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2030년에는 두 배가 더 늘어, 연간 약 35만 7,000톤의 코발트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현재 수요의 거의 7배나 되는 수준이다. 현재 콩고 지역의 코발트 생산에 대한 압박은 최대치에 이르고 있다. 콩고 광산 코뮤스 글로벌 Commus Global의 부총괄 장뤼크 카함바 쿠켄지 Jean-Luc Kahamba Kukenge는 콜웨지에서 진행된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 우두머리다 되고 싶다면 코발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해다. 이 광산은 중국의 지진광업 그룹(Zijin Mining Group)이 소유하고 있다. 그는 이어 “10년 후에는 코발트가 전부인 세상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물론 단일 원자재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자동차 업계는 그 동안 지구상의 원유를 채굴하며 그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한 세기 전 시작된 자동차 혁명과 이제 막 싹 트고 있는 전기차 혁명에는 큰 차이가 있다. 석유는 10여 개 국가와 모든 해수면 아래 골고루 매장되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코발트는 현재까지 특정 지역에만 집중돼 있다. 설상가상으로 해당 지역은 분쟁과 부패, 가난이 만연한, 국가 기능이 마비된 나라에 있다: 과거 벨기에 식민지로 알려진 콩고가 바로 그곳이다. 코발트가 필요한 기술과 자동차, 광산업체들은 이런 현실 때문에 심각한 윤리적 난제에 직면해 있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해당 기업들은 수백 만 소비자를 사로 잡을 수 있는 청정에너지 기술력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전 세계 코발트의 약 3분의 2가 콩고민주공화국 남부 지방 루알라바 Lualaba 주(잠비아 국경 근처)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지역은 구리 매장량도 상당해 이른바 ’구리벨트(Copperbelt)‘라 불린다. 코발트는 구리와 니켈 추출물의 부산물이다. 광산업은 콩고 국가 수입의 약 80%를 차지한다. 아프리카 중부를 가로질러 위치한 콩고민주공화국은 지난 수십 년간 ’자원의 저주‘를 극명하게 보여준 나라다. 콩고는 주석과 금, 니켈, 구리, 그리고 이젠 코발트까지 엄청난 양의 광물을 소유하고 있지만, 국민 1인당 연 평균 소득은 700달러에 불과하다.

수백 만의 콩고 국민들은 집에서 수도와 전기 없이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평균 수명은 60세 정도에 불과하다. 콩고는 2015년 UN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에서 188개 국가 중 176위에 올라 거의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비영리기구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반부패 지수도 마찬가지로 나쁘다. 이 단체는 조지프 칼리바 Joseph Kabila 대통령을 중심으로 소수 엘리트들이 권력을 독점한 콩고의 현실을 지적했다. 칼리바 대통령은 거의 18년 째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후계자가 될 후보로 측근을 선택했다. 이 때문에 향후 폭력시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7월 중순 추운 오후, 필자가 탄 비행기가 루알라바의 작은 주도 콜웨지의 활주로 위에 거칠게 멈춰 섰다. 전 세계 최대 코발트 매장량 보유지의 중심에 착륙했다는 사실을 실감할 만한 건 거의 없었다. 작은 콘크리트 블록으로 만든 구조물에는 콜웨지 국영 공항(A?roport National de Kolwezi)이라는 손으로 페인트칠을 한 간판 하나만이 걸려 있었다.

필자는 2016년에도 취재 때문에 같은 장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원자재 대기업 글렌코어 Glencore가 대여해준 8인승 비행기를 탔다. 그때 글렌코어 직원들은 휘황찬란한 불빛과 에이컨 시설이 갖춰진 무탄다 광업지구(Mutanda Mining)로 필자를 빠르게 안내해주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코발트 생산시설은 최첨단 기술과 빈틈없는 기업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혼란스러운 은하계 가운데에 있는 낯선 행성에 도착한 느낌이었다. 경험 많은 페루 출신 엔지니어이자 무탄다의 CEO인 페드로 킨테로스 Pedro Quinteros는 당시 필자에게 콩고 구리벨트의 광물 함유량이 “내 인생에서 처음 보는 높은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필자는 다른 이면을 들여다 보기 위해 이 곳을 다시 방문했다. 글렌코어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코발트를 채굴해 수출하고 있다.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2년간 생산량을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산업이라 칭할 만큼 큰 규모를 갖춘 이곳의 코발트 산출량은 콜웨지 주변 지역에서 활동하는 개인 코발트 광부 10만 명의 생산량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 영세 광부들은 대개 코발트를 찾기 위해 원시적 도구를 들고 이 지역으로 모여든 전통적이고 독립적인 채굴꾼들이다. 이들 중에는 올해 15세인 루카사 같은 아동들도 있다(그 숫자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아이들은 적은 양의 코발트를 손으로 채취한 후 중간업자(사실상 모두 중국인이다)에게 판매해 가족들을 부양한다. 콜웨지 부근의 한 작은 마을에서 아이들은 취재진에게 중국어로 “니하오(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냈다. 그들이 만난 비 아프리카 출신은 모두 중국인이었기 때문이었다.

미성년 채굴 노동자 수를 파악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콩고의 아동 노동 근절을 위해 활동 중인 시민 운동가들은 “빈곤이 아동 노동자 수를 늘리는 주범”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콩고 정부가 작년부터 시작한 콜웨지 감시단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엘렌 카이키자 무샤카 H?l?ne Kayekeza Mutshaka는 “경제 위기 탓에 약 1만 명의 아동 노동자들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해부터 아동들의 코발트 채굴노동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무샤카는 빈곤 가정으로부터 강한 저항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 가정은 오래 전부터 쥐꼬리 만한 수입에 얼마라도 보태기 위해 아이들을 광산 채굴지로 보내왔다. 무샤카는 “광산 노동자로 일하면 중산층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건 콜웨지 지역에선 거의 실현이 불가능한 꿈이다.

취재진은 7월의 어느 아침, 콜웨지에서 8마일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킹지아미얌보 Kingiamiyambo라는 소규모 광산 한 켠에서 올해 11세인 대니얼 Daniel을 만났다. 그는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채, 코발트 더미를 등에 한 짐 지고 채굴지에서 언덕을 향해 걸어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채굴한 코발트를 중국 무역상들에게 판매했다. 그는 한 번도 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고 했다. 대니얼과 같은 아이들은 전 세계 코발트 시장의 가장 밑바닥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 고생스럽게 일을 하고 있다. 아동 노동자들의 가정은 대부분 아이들이 집에 가져오는 적은 수입에 의지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코발트가 손쉬운 소득원으로 보이는 한, 이들에게 채굴을 그만두라고 말하는 건 그만큼 쉽지 않다. 콩고 남부 지방에 있는 광산업계 모니터링 단체 뉴 다이내믹스 New Dynamics를 이끄는 베테랑 구리 광산업자 장 피에르 무테바 Jean Pierre Muteba는 “이 아이들이 일하지 않고 집에 있으면 무엇을 해야 할까? 생존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곳에서 생존의 실마리는 어디에 있는가? 너무나도 분명하다. 바로 코 앞에 있는 광산”이라고 말했다.

고된 근무 환경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계속 채굴 일을 하는 건 강력한 유인책이 있기 때문이다. 코발트 광부들을 위한 인간 수레 역할을 하면서 이들이 받는 수당은 하루 2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애플은 현재 채굴 아동들에게 신기술을 교육하는 운동을 후원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프랭크 맨데 Franck Mande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을 때는 모두 광산에 나와 일을 한다”며 “14세, 15세, 16세부터 일을 시작하고, 심지어 10세부터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콩고 당국자들은 “코발트 채굴에 동원되는 아동 노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완전히 중단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개인 영세광부들(대부분 성인이다)이 콩고 전체 코발트 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그러나 콩고산 코발트를 사용하는 기업 입장에선 개인 영세광부들의 존재 자체가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아이패드와 스마트폰, 또는 전기차 소비자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기기 안에 어린이들이 땅을 파고, 돌을 부수고, 세척하고, 운반한 코발트가 들어있지 않다고 장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부 기업들 입장에선 아예 이 광부들과 연관된 모든 사업을 접는 게 더 간단한 해법으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비영리단체와 콩고 정부 관계자들은 해당 사업을 중단하면, 그 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수백 만 명의 삶이 파괴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의 고민은 2016년 이후 더욱 커졌다. 그 해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가 심층 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20곳이 넘는 전자 및 자동차 회사 이름이 포함됐다. 앰네스티는 ‘해당 기업들은 아동들이 영세 광산에서 생산한 코발트를 자사 공급망에 포함되지 않게 하는 마땅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거센 후폭풍을 불러 일으켰다. 일부 기업들은 아예 콩고민주공화국과 연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콩고산 코발트에 대한 논쟁이 격렬해지면서, 이제 관건은 글로벌 기업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을 완료하기 전, 콩고가 자국의 광업 운영방식을 전면 개편할 수 있을지 여부로 모아졌다. 수십 년 동안 역기능과 부패에 물들어 있던 나라에서, 광범위하고 급격한 변화가 이뤄진 미래를 상상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는 관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서구의 기술 대기업들도 아동 노동과 부패를 둘러싼 문제들을 별 생각 없이 무시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IT 기기에 열광하는 소비자들 때문에, 업계에 드리워진 어두운 이면을 문제 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당시 ‘수백 만 명이 신기술의 혜택을 누렸지만 그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선 거의 질문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11세 광산 노동자 대니얼이 채굴장소에서 창고까지 코발트 더미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포춘US


그러나 이런 상황이 드디어 변하고 있다. 최근 TV 보도를 통해 대니얼과 루카사 같은 아동 광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코발트를 채굴하는 모습이 전해지면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파리에 있는 OECD의 상임 법률자문 타일러 길러드 Tyler Gillard는 “제대로 기준을 준수하지 않아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혜택보다 커지는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광물 공급망에 대한 표준 가이드 라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인물이다. 그는 “기업들은 이런 상황이 브랜드 가치에 주요한 위협 요소가 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아동 노동과 부정 부패에서 자유로운 전기차를 요구할까? 분명 앞으로 그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아동 노동에 대한 공개적 비판이 이어지면서, 콩고의 코발트 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노도 커질 것이다. 이 기사를 취재하면서 콩고 당국자들로부터 의심의 눈초리와 노골적인 적대감을 느낀 이유이기도 하다.

포춘은 콩고 수도 킨샤사 Kinshasa 중앙정부로부터 사전 취재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사진작가 출신의 영화 감독 서배스천 마이어 Sebastian Meyer와 필자가 콜웨지를 방문했을 땐, 루알라바의 주지사 리처드 무예 Richard Muyej로부터 다시 추가 승인을 받아야 했다. 구금되거나 국외 추방의 위험 없이 인터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허가 내용이었다. 취재진은 무예의 집무실에 앉아 방문을 희망하는 장소 목록을 나열했다. 그 때 주지사는 프랑스어로 “우리는 숨길 것이 없다”는 말을 수 차례 반복했다.

그러나 콜웨지에서 보낸 한 주 동안 취재진이 겪은 일은 주지사의 이야기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해당 주 광산 당국과 경찰들은 단 한 곳의 광산지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다른 곳의 접근을 일절 거부했다. 그들의 허가 없이 개별 취재를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일부 인터뷰는 경찰 감시 하에 진행됐다.

공식 접근 허가를 받은 유일한 광산은 정부 소유의 카술로 Kasulo였다. 이 광산을 관할하는 주 정부 공무원들은 광산 주변 무장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취재진에게 달려왔다. 그들은 우리가 광부들의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차원에서, 무장 경찰을 대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카술로 광산의 재방문 요구는 거절했다. 우리는 워싱턴 D.C.에 소재한 비영리단체 팩트 Pact와 그곳에서 인터뷰 일정을 잡아둔 상태였다(팩트는 콩고 정부의 허가를 받고 카술로 지역에서 아동 광산 노동의 철폐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콩고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필자는 주지사 무예에게 주 경찰과 지방 공무원들이 거의 매번 취재진을 막은 이유를 물었다. 그는 최근 콜웨지 아동 코발트 광부들을 취재한 기자들을 언급하며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좋은 면이 아닌, 나쁜 면만 보려 한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국제사면위원회의 충격적인 보고서가 2016년 발표되자, 콩고 정부는 코발트 생산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몇몇 시도를 했다. 이런 노력에는 (모순까진 아니라도) 극도의 어려움이 뒤따랐다. 고위 공무원들이 수년간 불투명한 광산 거래를 통해 이득을 챙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부의 새로운 노력을 보여주는 사례 하나를 살펴보자. 루알라바 광산 당국은 카술로를 ‘모범 광산’으로 꼽고 있다. 콜웨지 북부에 위치한 420 에이커 규모의 이 대규모 광산은 2012년 채굴을 시작했다. 당시 주민들이 14%라는 매우 높은 광물 함량을 지닌 코발트 지대를 발견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코발트를 캐기 위해 앞다퉈 이 광산에 뛰어들었다.

앰네스티 인권 보고서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해 해당 지역 당국은 카술로 인근에 울타리를 세웠다. 광산으로 향하는 입구와 출구를 각각 하나씩 설치하고, 무장 보안요원을 배치했다. 현재 입구 옆에는 손 글씨로 쓴 표지판들이 붙어있다. 프랑스어와 스와힐리어로 쓴 이 표지판에는 ‘18세 미만, 임신 여성, 주류 소지자는 입장을 제한한다’는 경고문이 쓰여있다.

중국의 콩고 동팡 인터내셔널 마이닝(CDM)이 운영하고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카술로 광산의 내부. 사진=포춘US


요즘엔 약 1만 4,000명이 코발트 채굴을 위해 매일 카술로에 모여들고 있다. 이들은 각자 소규모 팀을 이뤄 해가 질 때까지 일하고 일당을 받아간다. 이 광산에서 채굴되는 코발트 양은 콩고 소규모 광산에서 생산되는 전체 양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여기서 나오는 광석에 대한 배타적 권리는 중국 기업인 콩고 동팡 인터내셔널 마이닝 Congo Dongfang International Mining(CDM)이 갖고 있다. CDM은 화유 코발트 Huayou Cobalt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2016년 국제사면위원회 보고서는 이 회사에 대해 ’노동 환경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영세 광부들이 채굴한 코발트를 사들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화유는 이후 카술로 광부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들을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팩트가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안전 교육을 제공하고, 아이들이 왜 채굴을 해서는 안 되는지를 설명해주는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채굴자의 나이나 임신 상태를 어떻게 체크하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해당 지역 광업국장 에릭 치솔라 카힐루 Erick Tshisola Kahilu는 땅을 파고 있는 수백 명의 광부들 사이에 서서 “아이들이 보이는가? 한 명도 볼 수 없다”고 말해다. 그는 취재진을 광산 주변으로 안내하면서 “애기들도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콜웨지에 도착하기 3개월 전, 필자는 콩고 광산 당국자들이 파리에서 열린 OECD 광물 공급망 콘퍼런스에서 카술로에서 진행 중인 노력을 홍보하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그들은 당시 10페이지 분량의 코팅된 브로셔를 나눠주며 카술로를 ‘급부상 중인 경이로움’이라 묘사했다. 그러나 카술로 안으로 들어가 목격한 경이로움은 1850년대 캘리포니아 골드 러시 시대의 광란의 장면과 유사했다. 현대적인 광물 사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100여 명의 남성들이 조금씩 굴을 깊게 판 뒤, 작업복, 헬멧 등 보호 장구 없이 노천 채굴을 하고 있었다. 철근 봉과 비슷한 기본적인 수작업 도구를 활용해 지면을 파내고, 손으로 만든 줄 도구로 바위를 들어올렸다.

오후 4시 무렵이 되자, 남성 채굴 인부들은 위태로워 보이는 자전거나 오토바이 위에 코발트 더미를 싣고 언덕을 내려가 CDM 무역업자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무역상들은 카술로 입구 내부의 옥외 격납고 안에서 그날 채굴한 코발트 산출량을 측정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바위에 포함돼 있는 코발트 함유량을 체크한다. 함유량에 따라 지불하는 가격이 결정된다. 이때 무역상들은 메토렉스 Metorex라는 작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다. 격납고 벽에 부착된 종이 위에 가격을 수기로 적는다. 통제된 공간에서 중국 상인들은 지친 광부들에게 콩고 프랑이 담긴 돈뭉치를 건넨다. 일부 광부들은 취재진에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무역상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코발트 함유량을 낮추는 게 아닌지 종종 의심을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의 의심이 맞는지 입증할 증거는 없다. 그러나 모두에게 광산 채굴의 기회가 허용된 환경에선 갈등이 일어나기 십상이다. 카술로에서 채굴 작업이 종료된 어느 날, 필자는 광부 6명이 일당 분배방식을 놓고 광산 내 움푹 팬 길 위에 서서 격렬하게 언쟁을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들이 일당으로 받은 총액은 6만 프랑, 고작 37달러였다.

수천 명의 광부들은 카술로처럼 상대적으로 시스템이 갖춰진 광산이 아닌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의 주요 거래 장소는 무솜포 Musompo 코발트 시장이다. 이 곳에는 50여 개의 노천 창고들이 모여 있다. 콜웨지 외곽 지역의 주요 동서 도로를 따라 800m 정도 길게 늘어서 있는 시장 구역이다. 무솜포는 음식이나 가정용품을 판매하는 마을 단위 시장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곳은 코발트 수 톤이 통과하는 대규모 수출시장의 주요 관문이다. 스와힐리어를 기초 수준으로 할 줄 아는 중국인 중간상이 이곳에서 광부들이 가져온 코발트 함유량을 측정한다. 이들은 하루 평균 8시간 동안 코발트 거래를 신속하게 진행한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 허베이 성 출신 쑤빈 리우 Xu Bin Liu(30)는 “나이지리아에서 넘어온 지 얼마 안됐다”고 말했다. 그는 무솜포 시장 한 쪽 끝에서 ’보스 리우 Boss Liu‘ 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쑤는 못으로 조립하고 포대로 덮은 작은 나무 상자들 위에 앉아 “힘들게 가격 흥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화유의 CDM은 무솜포 시장에서 더 이상 코발트를 매입하지 않는다. 그러나 취재진이 무솜포의 중국 바이어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그는 ’상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 상사는 콜웨지의 CDM 간부였다. 애플과 삼성 같은 테크 기업들은 ’무솜포의 코발트가 아동 노동에서 자유로운지 입증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해명하고 있다. 배터리를 납품하는 제조업체들-대개는 한국과 중국 기업이다-도 아동 노동 없는 광산에서 코발트를 수급한 것인지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기업들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다. 예컨대 자사 공급망에서 개인 영세 광부들을 전부 제외시키거나 콩고산 코발트 매입을 전면 중단하는 것이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콩고에는 엄청난 경제적 재앙이 될 수 있다. 비영리기구 팩트의 밴 카츠 Ben Katz는 “모두가 행동을 취하는 순간, 아이들과 가정들은 훨씬 더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며 “해악을 줄이는 게 아니라 더 큰 피해를 양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코발트 함유량을 현재의 약 10%에서 5% 미만으로 줄이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늘날의 기술 수준에서 코발트는 고성능 배터리 제작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차세대 테슬라 자동차의 배터리에는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폭스바겐이 새너제이에 위치한 신생기업 퀀텀스케이프 QuantumScape와 손을 잡은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는 고체 상태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양사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체하려는 시도가 금방 성과를 거둘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의 연구실장 악셀 하인리히 Axel Heinrich는 “우리는 아주 초기 연구 단계에 있다”며 “코발트 없는 배터리를 정확히 언제 만들 수 있을지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 광부가 카술로 광산 창고에서 순도 검사를 받기 위해 코발트를 으깨고 있다. 사진=포춘US


애플은 아동 노동자가 채굴한 코발트가 아이패드와 아이폰에 사용될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충격을 받고 있다. 자사 공급망에 코발트를 공급하는 제련소를 전수 조사하고 있으며, 독립적인 제 3자 단체들을 통해 정기 감사를 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콩고의 비인가 광산에서 채굴되는 코발트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콩고산 코발트 거래 전체를 중단하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애플은 포춘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콩고민주공화국 내 개인 영세 코발트 광산업에 정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단순히 콩고산 코발트 사용을 중단하는 건 콩고 국민이나 그 나라 노동 환경 개선에 어떤 기여도 할 수 없다.”

콩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일부 기업들은 새로운 코발트 매립지 개발에 투자를 하고 있다.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캐나다, 미국 몬태나, 아이다호 주 등지에서 탐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중국이 전 세계 코발트 공급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 부분적인 이유이다. 실제로 지난 3월 글렌코어는 향후 3년 간 전체 코발트 생산량 3분의 1을 중국 심천에 위치한 배터리 재활용 기업 GEM에 납품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전 세계 코발트 황산염-리튬 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화합물이다-중 무려 80%를 생산하고 있다. 런던에 소재한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까지 전체 리튬 이온 배터리의 56%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코발트 수요가 계속 급증하는 한, 콩고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코발트가 함유되지 않은 배터리 양산은 앞으로도 수 년 이후에나 이뤄질 수 있다. 콩고 외 지역에서 신규 광산을 확보하는 데에도 몇 년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벤치마크의 배터리 기술 애널리스트 캐스파 로레스 Caspar Rawles는 “리튬 이온 배터리 생산에서 콩고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콩고 없이 충분한 양의 코발트를 확보하는 건 쉽지 않다.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단언했다.

콜웨지 북쪽 지방에는 UCK(원래 존재하던 구리 광산의 프랑스 이름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우세이카’로 발음한다)로 알려진 작은 마을이 있다. 마을 내 비포장 도로에서 아이들이 낡아빠진 축구공을 차고 있었다. 이 지역은 실리콘밸리가 소비자들을 잃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아동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 같은 곳이다.

7월 어느 아침, 마을 내 차도 바깥 쪽에 위치한 작은 집 뒷마당에서 3명의 10대 소년들이 밴 위로 허리를 구부린 채, 자동차 수리법을 배우고 있었다. 이들은 애플이 후원하는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이다. 팩트가 콩고 당국의 승인을 받아, 지난해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의 취지는 아이들에게 코발트 채굴 대신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새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현재 콜웨지 주변 마을에 사는 100여 명의 10대 아이들이 바느질과 휴대폰 수리, 미용, 목공, 조리 기술 등을 배우고 있다.

그러나 모든 가정이 애플의 이런 노력을 반기고 있는 건 아니다. 일부는 생존에 필수적인 수입원을 잃을까 걱정을 하고 있다. UCK 마을에서 자동차 수리를 돕던 16세 소년 토머스 무얌바 Thomas Muyamba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부모님이 왜 광부 일을 그만두려고 하는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그는 12세 때 코발트 채굴 일을 시작했고, 하루에 3.5~9달러를 벌었다고 덧붙였다. 그가 받는 일당이 가족의 주 수입원이었다. 그는 등록금을 낼 수 없었기 때문에, 학교는 애당초 생각도 안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수리공이 되는 겐 결국에는 가족을 부양할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어머니를 설득했다. 그는 “가족에게 ’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 자동차 수리‘라고 말했다”고 말을 이었다.

토머스 가족은 그의 15세 여동생 레이철 Rachel에게도 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그녀는 풍성하게 땋은 숱 많은 머리카락을 둥근 볼 옆에 안테나처럼 늘어뜨리고 있었다. 레이철은 몇 달 전 애플후원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전까지만 해도, 콜웨지 강가 자갈밭에서 코발트를 세척하던 10여 명의 어린 소녀들 중 한 명이었다. 비영리단체들은 저임금 노동인 코발트 세척이 특히 아동의 폐에 독성을 일으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소녀들은 콜웨지에서 약 5마일 떨어진 작은 헛간에서 애플 훈련 프로그램 중 하나인 싱어 Singer 재봉틀 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고객들의 주문을 받아 수수료를 받고 옷 수선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애플의 훈련 프로그램이 코발트 광산에서 벌어지는 노동 착취 문제를 근절하고자 하는 유일한 시도는 아니다. 금속광물 및 화학물질 수출입 업자로 구성된 중국 상공회의소(CCCMC)가 ‘책임 있는 코발트 이니셔티브(Responsible Cobalt Initiative)’라는 조직을 설립하기도 했다. 자사 공급망에서 아동 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이 OECD 실사 규칙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했다. 참여 기업에는 애플과 삼성 SDI, HP, 소니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화유와 기타 정련업체, 광업 기업, 자동차 제조사들이 ‘더 나은 코발트(Better Cobalt)’ 프로젝트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천연자원 공급망을 추적하고 감독하는 런던 소재 단체 RCS글로벌 RCS Global이 지난 5월 출범시켰다. RCS 글로벌은 이 프로젝트를 통할 경우, 아동 노동과 인권 착취 기준에 초점을 맞춘 ‘최고 수준의 글로벌 표준’을 만족하는 코발트를 찾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도 원자재 대기업 트라피구라 Trafigura가 콜웨지에 위치한 셰마프 Chemaf 대형 광산에서 1만 2,000여명의 영세 개인 코발트 광부들을 등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건강 및 안전 기준을 실행에 옮기고, 조합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회사는 해당 정책을 시행한 결과, 광부들의 수입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소비자 반발이라는 위협 외에도 잠재적인 법률상 책임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이들이 인권을 침해했을 때, 투자자들이 제소할 수 있는 위험이다. 지난 7월 런던금속거래소는 ‘1월부터 코발트 수급량의 4분의 1 이상을 콩고의 소규모 광산에서 조달하는 모든 기업들에 대해 독립 감사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인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들은 거래소에서 퇴출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올 4월에는 메신저 왓츠앱 WhatsApp을 이용하는 비공식 그룹이 주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콩고 코발트 산업 내 착취와 관련된 정보를 현지인들과 공유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런던 헤르메스 투자자문의 이사 크리스틴 초우 Christine Chow는 “현지 에서 규제 위반이 발생해 소송이 제기될 경우,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은 해당 소송이 국제적 차원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는 네 살배기 아이가 조립한 휴대폰을 사용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업들과 투자자들의 온갖 노력에도 수백 만 명의 콩고인들이 지독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런 프로젝트는 큰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현실은 콜웨지 광산 지역 인근의 몇 마일만 둘러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10대 청소년 토머스와 레이철 무얌바를 인터뷰 한 다음날, 우리는 그들이 사는 마을에서 우연히 재회를 했다(다시 말하지만, 포춘은 해당 마을의 이름을 밝히지 않을 것이다. 이 마을에서 코발트 채굴을 하며 사는 아이들이 허가 없이 언론과 인터뷰 했다는 이유로 당국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머스와 레이철이 가족들과 함께 사는 작은 흙벽돌집 밖에 앉아 보니, 남매의 어머니와 할아버지가 왜 아이들이 코발트 채굴 일을 그만두고 애플의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하도록 허락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이 과거 광산 일당에 비해 아주 적은 돈을 번 탓에 살림이 크게 쪼들렸기 때문이었다.

취재진이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필자는 아이들에게 여전히 코발트 채굴 노동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몇몇 아이들이 손을 들었다. 그 중에는 15세인 루카사라는 소년도 있었다. 그는 이 마을에서 새벽 5시부터 하루 12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동 광부들이 채굴 일을 그만두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에겐 매일 뼈빠지게 코발트를 채굴하는 노동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루카사의 수입은 잘 벌 때 하루 9달러 정도가 된다. 토머스가 애플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얻고 있는 자동차 견습수리공 수입보다 훨씬 많다. 레이철이 일주일 내내 바느질을 해서 얻는 수입과 비슷한 수준이다. 레이철은 몇 년 후엔 재봉사로 충분한 생활비를 벌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내 가게를 열겠다”고 말했다.

계획대로 꿈을 이룬다면, 레이첼은 코발트를 캐며 생존을 이어가는 콩고 아동 광부들 중 희귀한 실제 성공사례로 남을 것이다. IT기업과 자동차 기업들은 다른 수천 명의 아이들 역시 광산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로를 찾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게 되면 기술업계는 소비자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다. 이는 콩고의 거대한 자원을 활용해 우리가 원하는 배터리를 계속 제공하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번역 최명인 chm7interpre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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