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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의 국내 전사들]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사장

"심혈관계 의약품 전문 다국적 제약사

항암제 개발로 한단계 더 도약하겠다"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포춘코리아 2018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한국인 CEO들을 만나보는 코너. 이번에는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사장이 주인공이다. 김 사장은 2010년부터 한국다이이찌산쿄 사령탑에 앉아있다. 8년째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그는 본사의 신뢰 또한 한몸에 받고 있다. 김대중 사장을 만나 한국다이이찌산쿄가 걸어온 길에 대해 들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사장.




한국다이이찌산쿄는 글로벌 제약기업 다이이찌산쿄의 한국법인이다. 다이이찌산쿄가 한국에 발을 내디딘 건 1990년 7월이다. 당시 일본 다이이찌제약과 한국 제일약품이 한국다이이찌제약을 공동 창업했다. 이후 2007년 일본 다이이찌제약과 산쿄주식회사가 M&A로 통합되면서 다이이찌산쿄가 탄생했다. 한국다이이찌제약도 그 때 한국다이이찌산쿄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한국다이이찌산쿄는 국내에서 심혈관계 전문의약품만 판매하고 있다. 본사인 다이이찌산쿄는 일반의약품까지 판매하고 있지만, 경쟁이 심한 한국 일반의약품 시장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전문의약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다이이찌산쿄가 국내 일반 소비자들에게 낯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에선 고혈압 치료제 올메텍, 올메텍플러스, 세비카 및 세비카에이치씨티 그리고 고지혈증 치료제 메바로친, 항혈소판제 에피언트, 고혈압·고지혈증 복합개량 신약 올로스타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2016년 2월엔 항응고제 릭시아나를 출시해 순환기 질환 전반에 걸친 치료제를 제공하는 전문 제약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다이이찌산쿄는 2010년부터 김대중 사장이 이끌고 있다. 기자는 우선 만 8년 동안 CEO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김 사장의 장수 비결이 궁금했다. 그는 사무실 의자에 앉아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올해 경영 목표, 예컨대 매출액이 모자란다고 해서 본사에서 닦달하지는 않습니다. 납득할 만한 원인을 본사에 제시하면 받아들여 주죠. 이런 본사 경영 스타일 덕분에 제가 중장기 경영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장수 CEO가 될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이 본사와 김 사장이 쌓은 ‘신뢰 관계’라는 얘기였다. 김 사장은 이를 조금 돌려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을 듣자 다이이찌산쿄와 김 사장의 관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이이찌산쿄 본사는 일본, 북미, 유럽, 아스카(Asia, South & Central America·아시아 및 중남미) 4개 지역으로 비즈니스 유닛을 나누고 있다. 아스카에는 6개 자회사가 있다. 한국 지사는 설립 초기만 해도 매출 규모가 아스카 내 자회사 가운데 거의 바닥을 기는 수준이었다.

김 사장은 말한다. “저는 2010년 사장이 된 뒤 통합된 한국다이이찌산쿄가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2012년까지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죠. 다이이찌제약과 산쿄가 합병하기 1년 전인 2006년엔 한국다이이찌제약의 매출액이 137억 원 이었는데, 그 7년 후인 2013년엔 1,000억 원을 돌파할 수 있었습니다.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였지만 모든 직원들이 합심해 연평균 3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어요.”

지난해 한국다이이찌산쿄는 매출액 1,194억 원, 영업이익 90억 원, 당기순이익 7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955억 원) 대비 20% 가량 증가해 1990년 한국법인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말한다. “제가 본사 보스에게 매월 보고서를 제출하는데, 전화는 2~3개월에 한 번씩밖에 안 하고 있어요. 서로 믿는다는 거죠. 이제는 한국 시장에 대한 본사의 신뢰가 굳건하다고 할 수 있어요.”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대표는 앞으로 순환기 제품 역량을 더 강화하고, 항암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성장에서 볼 수 있듯, 김대중 사장은 한국다이이찌산쿄를 성장시킨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화려한 이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난 노력도 배여 있었다.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한 그는 국내 한 제약회사에 입사했다. 그는 공장으로 배치를 받았다. “제약업계 생활을 생산 부분에서 시작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 후 좀 더 활동적인 영업 일을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케팅 부서로 옮겨 3년 정도 일을 했죠. 그러다가 1991년 한국다이이찌제약에 입사했어요.”

그는 한국다이이찌제약에서 4년을 근무한 뒤 사표를 내고 유학을 떠났다. 그의 나이 37세 때였다. 그는 미국 미시시피주립대학에서 ‘제약 마케팅 경영(Pharmaceutical Marketing & Management)’ 전공으로 MBA를 취득했다. “저는 어떤 회사든 본사에서 근무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제약사에 입사 지원서를 냈는데 유독 한국지사에서만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다이이찌제약에 원서를 냈습니다. 미국 다이이찌제약에서 1년 반을 근무하다가 도쿄 본사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실에서 4년, 국제사업부에서 2년을 근무했습니다.”

본사 경영기획실에서 지낸 4년은 김 사장의 커리어에 큰 보탬이 됐다. MBA 출신이 거의 없었던 본사에서 그는 중장기 경영 계획을 세우는 데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 그 일을 하면서 대형 제약회사의 생리와 제약업계 미래 방향에 대해 알게 된 건 그에게 커다란 수확이었다. 본사 국제사업부에선 해외 자회사 관리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김 사장은 말한다. “지금 제가 자회사 대표로 있잖아요. 저는 본사가 해외 지사를 어떤 식으로 관리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참, 제가 다이이찌제약 본사에 있을 때 산쿄와 합병 안건이 나오기도 했어요. 그 때가 2005년이었죠. 그 해 저는 한국다이이찌제약 이사로 발령받아 나왔지만, 합병이 완성된 2007년까지 M&A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김대중 사장은 귀국 후 한국다이이찌제약과 산쿄의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국내 파트너사와 사업구조를 원만하게 재편하고, 신제품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시켰다.

다이이찌산쿄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제약회사다. 산쿄주식회사는 1899년, 다이이찌제약은 1915년 설립됐다. 두 회사 모두 오랜 동안 연구개발에 강점을 보여왔다. 2016년 다이이찌산쿄는 새로운 시장 환경에 대비해 변화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말한다. “2016년 다이이찌산쿄는 ‘온콜로지(oncology·종양학)’ 전문 제약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항암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거였죠.”



원래 다이이찌제약은 항생제 분야에, 산쿄는 순환기 쪽에 강점이 있는 회사였다. 두 회사가 합병한 건 글로벌 제약 시장의 변화 때문이었다. 그동안 글로벌 제약업계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환자가 많은 질병에 맞는 약 개발과 판매에 치중하고 있었다. 그에 따라 관련 신약도 많이 나왔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김 사장은 말한다. “만성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이 거의 완결되고 기존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대한 특허권이 만료되는 제품들이 나오면서 제네릭 약이 출시되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제약업체 수익성이 낮아졌죠. 그러자 제약업체들이 희귀질환이나 항암제 쪽으로 신약개발 포커스를 맞추기 시작했어요.”

다이이찌산쿄 연구원들이 반응장치에서 생리활성 물질을 추출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혁신적인 제품을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통한 R&D 파이프라인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8년 다수 유망 항암치료 후보 약물을 보유한 독일 바이오벤처 ‘U3 Pharma AG를 인수했고, 2010년에는 자회사 ‘Asubio Pharma’를 개편해 신약발굴 벤처사업체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2011년에는 유망한 신약 파이프라인과 탄탄한 기술 플랫폼을 갖춘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소재 비상장 제약회사 ‘Plexxikon Inc.’를 인수하기도 했다.

다이이찌산쿄는 신약 후보물질 탐색과 개발에 연간 2조 원을 사용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은 표적항암제. 현재 유방암과 위암 적응증으로 임상 2상 단계에 와있다. 한국다이이찌산쿄는 이와 관련해 두 가지 경영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하나는 그 동안 큰 강점을 보여왔던 순환기 제품 역량을 더 강화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말한다.

“우리 파트너 제약사들이 한국다이이찌산쿄를 판매 파트너로 우선적으로 삼을 수 있도록 역량을 더 강화하는 작업을 할 생각이에요. 두 번째는 온콜로지에 대한 인프라 구축입니다. 항암제를 다뤄봤던 직원들을 채용해 조직을 구축하는 작업이죠. 이들을 통해 관련 전문의와의 관계도 구축해야 하는데, 이런 일 모두가 인프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랫동안 회사를 이끌어 온 김 사장은 어떤 경영철학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중장기적 생각을 가지고 한국다이이찌산쿄를 키워나가려 하고 있다. “시장은 늘 변하죠. 리스크가 언제나 생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사이클이 저점으로 내려갈 때를 대비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한 가지 더, 저는 인간으로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을 느낄 수 있는 게 일이죠. 그러려면 일에서 가치를 찾아야 합니다. 저는 우리가 일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직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눕니다. 제약회사, 그것도 제네릭이 아닌 오리지널 약을 다루는 회사에 다니면서,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다행히 이런 제 생각이 직원들과 공유됐다고 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가슴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다이이찌산쿄의 혁신 제품들

● 2002년 올메사탄 메독소밀(Olmetec®) 발매: 전 세계 80개국 이상에서 처방되는 ARB 계열 고혈압치료제 중 가장 강력한 강압효과를 가진 의약품이다.

● 1993년 레보플록사신(Cravit®) 발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었던 항균제다.

● 1989년 프라바스타틴(Mevalotin®) 발매: 전 세계 100개국 이상 수백만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는 고지혈증 치료제로, 세계 최초 스타틴 물질을 발견한 다이이찌산쿄의 혁신적인 의약품이다.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진심캠페인’



진심캠페인은 심혈관계 전문의약품을 공급하는 제약회사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진심(眞心)이 담긴 사회공헌활동이다. 2015년 1월 시작한 진심캠페인은 한국다이이찌산쿄 직원들이 심폐소생술을 배운 뒤 초등학생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2014년 학교보건법 개정으로 초등학교 5·6학년 대상 안전교육이 의무화됐음에도 자격을 갖춘 심폐소생술 강사가 부족하고 일반인에 의한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낮은 현실에 착안해 이 캠페인을 기획했다. 지금까지 한국다이이찌산쿄 직원들이 자격 취득에 투입한 시간은 총 2,500여 시간에 달한다. 매년 신규 입사자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자격 취득 과정을 진행한다. 실습용 마네킹도 한국다이이찌산쿄가 직접 구매해 현재 123대를 보유하고 있다. 심폐소생술 전문 강사가 된 한국다이이찌산쿄 직원들은 매년 서울 시내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3년간 교육받은 학생이 1,715명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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