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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채권 저가매수 괜찮을까

"원·헤알 환율 바닥쳤다" 판단

이자소득에 비과세혜택도 매력

고액자산가 신규투자 문의 늘어

"신흥국 통화 변동성 커 유의를"





최근 국내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브라질 채권 대기 수요가 늘고 있다. 원·헤알 환율이 바닥까지 내려갔다는 판단 아래 저가 매수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신흥국 통화가 미국발 금융정책에 크게 출렁이며 장기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외부변수 영향이 큰 브라질 채권보다 환율이 안정적인 멕시코 등 주변국 투자 매력이 높다면서 신중한 투자를 권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삼성증권)의 올해 브라질 채권 판매 규모는 8,22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4분기 4,450억원에서 3·4분기 1,552억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채권은 이자소득에 무제한 비과세가 적용된다. 연 11%의 이자 수익을 내면서도 세금을 피할 수 있고 지난해 일부 증권사가 거래 단위를 500만원 수준까지 낮추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높았다. 하지만 환율이 10년 최저점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판매가 급감했다. 원·헤알화 환율이 260원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일부 장기 투자자들의 손실이 20%까지 불어난 탓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환율이 소폭 상승하자 신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주요 증권사의 강남지역에서 브라질 채권 투자를 노리는 고액 자산가의 문의가 이어진다는 전언이다. 한 대형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기존투자자들의 추가 매수보다는 신규 진입예정자 문의가 많다”며 “비과세 혜택이 커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유망 투자처로 재부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서울 송파구 지점에서 브라질채권 관련 투자 설명회를 연 미래에셋대우는 투자자들의 요청으로 오는 18일 추가 설명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2일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된 투자설명회에는 200여명의 투자자가 참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적극적인 투자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환율이 올랐어도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통화 변동성은 여전하다. 내년 브라질 경제 성장률은 2.5%에 달하지만 좌파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면 헤알화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브라질·멕시코 탐방을 다녀온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대선은 현재 유력후보가 없고 유동표가 많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대선 불확실성으로 채권 투자에 고비가 올 수 있다”며 “내년을 바라보고 투자를 고민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신규 투자자의 경우 오히려 브라질보다 주변 국가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관심이 높아진 멕시코 채권은 미국 경제와 동행해 미중 무역 갈등에서도 오히려 페소화 가치가 상승해 10%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과 좌파 성향 정권 등 두 가지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돼 향후 국채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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