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6개월이 지났지만 타협은커녕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500억달러의 상품에 대한 25% 관세를 맞교환하는 1차 전쟁은 마무리됐다. 1차 전쟁 국면에서 미국 증시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 반면 중국 증시와 위안화 환율은 약세를 나타내 미국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9월18일 2,000억달러의 중국 상품에 대해 10% 관세 부과 성명을 발표했고 이후 24일 시행됐다. 내년 25%로 관세를 상향하는 2차 전쟁도 열렸다. 9월18일 이후 상하이 증시가 6.7%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1차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의 관세부과는 위안화 약세로 상쇄됐기 때문에 중국에 영향이 크지 않고, 향후 3개월간 추가적인 미국의 압박요인이 없으며, 미국 중간선거 이후 무역전쟁을 봉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전략이 투자심리를 안정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역전쟁에서 배울 교훈 첫번째는 무역전쟁 이슈를 투자의 고정변수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이 소비국가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기에 장기적으로 이어질 변수로 삼아야 한다. 향후 세계는 제조업 경쟁력 향상을 통한 생산성 전쟁에 돌입할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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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서 대타협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역 적자폭 축소라는 표면적인 이유가 아니라 미래성장 산업인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전기차, 전자상거래 등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지적재산권 보호와 불공정한 보조금 지급 문제는 쉽게 타협될 이슈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향후 20년은 4차 산업의 시대가 전개될 것이며 4차 산업에 성공한 국가가 세계 경제의 최강자가 될 것이다. 하드웨어 경쟁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경쟁이요, 플랫폼 경쟁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벤처 생태계 조성에서 나오며 창의적인 인재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업에 선행적 투자를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세번째는 환율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소비를 위해 수입을 늘림으로써 세계에 달러를 공급해왔던 미국이 제조업 경쟁력을 높여 달러 공급을 줄이겠다고 하는 것이 무역전쟁이다. 미국에 수출해 달러를 확보했던 이머징 국가들은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자금이동에 따라 국부(달러)를 빼앗길 뿐 아니라 위기상황까지 내몰리게 된다. 달러 패권의 행보에 따라 주기적으로 이머징은 강세와 약세가 이어져왔다. 저금리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의 이동에 따라 한 국가의 경제가 흥할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 자주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환율과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혜안이 투자의 성패를 좌우함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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