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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의 머니테인먼트] "사업확장 결정적 영향"...맥도날드 신화처럼 '프랜차이즈+엔터' 잇달아

엔터테인먼트와 부동산의 궁합

가족 모임 '엔터 하우스' 만들어

맥도날드 美넘어 세계적 성장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베네'도

싸이더스HQ 배우들 적극 활용

엔터와 시너지 키워 한때 '쑥쑥'

극장·공연장 등 포함 여부가

쇼핑몰 성공요건으로도 꼽혀

“땅, 이것이야말로 돈이 되는 것” (Land, that’s what the money is)

맥도날드 회장인 레이 크록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파운더’(The Founder. 2016)에 등장하는 대사다.





영화에서 테이스티 프리즈라는 투자회사의 해리 J 손느본(비제이 노박 분. 사진 왼쪽)은 레이 크록(마이클 키튼 분. 사진 오른쪽)에게 “당신은 자신이 무슨 사업을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충고하며 이 말을 건넨다.

이 영화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모리스 맥도날드와 리처드 맥도날드 형제가 창업한 햄버거 가게 맥도날드가 레이 크록이라는 50대 사업가를 만나 어떻게 세계 최대 식품 프랜차이즈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해리는 레이 크록이 맥도날드 형제와의 동업관계를 주도하고, 차후 전체 사업권을 넘겨받는 핵심적인 계기를 마련하는 결정적인 한 마디를 건넨다.

“맥도날드는 햄버거 장사가 아니라 부동산 사업이다“

당시 맥도날드의 프랜차이즈 수익모델은 본사가 교육 훈련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나머지는 가맹 점주가 책임을 지는 구조였다. 점주가 지역과 부지를 선택하고, 20년 임대계약을 맺은 뒤 건축대출을 받아 건물을 짓고 장사를 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해리는 레이 크록에게 “햄버거가 조리되는 ‘땅’을 소유하라”고 조언했다. 부지를 구매해서 부지를 지점에 임대하되, 레이 크록에게만 땅을 임대하는 형태로 맥도날드와 계약을 맺도록 했다. 해리는 레이 크록이 이렇게 할 경우에만 ‘임대권 취소’ 등의 막강한 수단을 쥐면서 가맹 점주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 안정적이고 꾸준한 매출을 거두면서 자본조달을 통해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은행과 지점 모두를 손에 쥘 수 있는 묘안을 제시한 것이었다.

이후 레이 크록은 ‘프랜차이즈 리얼티 코퍼레이션’이라는 부동산회사를 차리고, 맥도날드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

동시에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를 ‘엔터테인먼트가 넘치는 새로운 미국의 교회’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에 나섰다. 맥도날드 매장을 미국의 교회처럼 매주 가족이 함께 반드시 가는 곳, 음식과 재미가 있는 엔터테인먼트 하우스로 만들어내면서 전 세계 최대의 식품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었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도 ‘엔터’로 ‘신화’ 일궈



한국의 식품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도 엔터테인먼트, 부동산과의 결합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커피 브랜드들이 한국에서 성장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로 커피와 식음료 프랜차이즈를 위주로 엔터테인먼트, 부동산 비즈니스와 절묘하게 결합되기 시작했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로 최대규모로 성장한 카페베네의 경우, 초기부터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IHQ와 함께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했다. 2008년 시작한 카페베네는 창업 초기부터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외국 브랜드들이 주도하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토종 브랜드로서 최다 가맹점을 유치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당시 카페베네는 추풍령 감자탕 브랜드로 부동산 정보를 활용한 가맹사업에서 성과를 냈던 김선권 사장이, 할리스 커피 프랜차이즈를 창업했던 강훈 사장과 의기 투합해 창업을 했다. 초기부터 가맹점 모집을 위해 싸이더스HQ의 배우들을 적극 활용하는 등 엔터테인먼트와 결합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단기간에 카페베네는 가맹점 800개를 넘어섰고, 매출액도 1,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었다.

먼저 카페베네는 입지가 좋은 부동산에 가맹본부와 안테나샵을 세우는 형태를 취했다. 최초 가맹이 이뤄졌던 안테나샵과 가맹본부는 당시 가장 유동인구가 많았던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였고, 이곳에는 지하에 배우 지망생들이 교육을 받는 IHQ아카데미가 있어 배우를 지망하는 이른바 ‘물 좋은’ 남녀들이 많이 있었다.

실제 카페베네의 가맹사업본부와 이를 위탁 받은 부동산 컨설팅 업체 등은 이 같은 엔터테인먼트의 부가가치를 적극 홍보하면서 가맹점주와 건물주들을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엔터테인먼트와 카페가 결합할 경우, 유동인구가 늘어나 매출뿐 아니라 부동산 임대료 및 가격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예를 들어 건물주에게 1층의 기존 매장을 카페베네로 바꾸면 사람들의 유입이 많아지고, 다른 층들의 임대료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접근하면서, 임대료나 계약조건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요구하는 식의 거래도 성행했다.

이처럼 엔터테인먼트가 지닌 ‘확장성’은 식음료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과 결합해 유동인구를 늘리고,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시내 대형 쇼핑몰이 생길 경우, 극장과 공연장 등 엔터테인먼트 장소의 포함 여부는 분양사업의 성공, 임대료와 조건 등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앞서 논한 바와 같이 엔터테인먼트가 지닌 특성 중 ‘확장성’과 함께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휘발성’이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 확장성만을 너무 기대했던 탓일까. 실제 카페베네에서 의기투합했던 강훈 사장은 망고식스를 창업해서 성장시키던 중 안타깝게도 세상을 등졌고, 블랙스미스, 토니버거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계속하던 김선권 사장도 자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엔터테인먼트와 부동산의 절묘한 궁합만으로 사업의 지속성을 보장받는 건 무리였을까. 외국계 스타벅스, 커피빈 등이 승승장구하는 한국 커피시장의 벽은 더욱 높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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