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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벌고 稅 200억 찔끔...'기울어진 운동장' 벼르는 국회

[10일 과방위 국감 난타전 예고]

'매출 깜깜이' 구글·페북 정조준

형평성 논란 망 사용료도 재점화

이통사에 비용전가 혐의 애플 등

외국계 ICT기업 집중추궁 전망

출석 불투명·언어장벽은 걸림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올해 국정감사가 오는 10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업계 고위관계자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 요청을 받았다. 지난해 국감에서 이동통신 3사의 요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요금제 출시를 이끌어낸 국회는 올해 구글과 페이스북 등 외국 인터넷 사업자의 세금 납부와 망 사용료 지급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전망이다.

7일 국회 과방위와 ICT업계에 따르면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IM부문장)과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국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다만 황장규 KT 회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상당수 증인이 참석할 전망이다. 데미안 여관 야오 페이스북코리아 대표와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브랜든 윤 애플코리아 영업대표 등은 아직 출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인 출석 여부를 떠나서 올해 국감에서는 외국계 ICT 사업자에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국내 사용자로부터 발생한 매출액을 싱가포르 법인 등 세율이 낮은 곳으로 이전해 세금을 적게 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구글코리아 쪽에 집중포화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미국 외에는 국가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아 한국 내 매출액도 정확하게 알려진 일이 없다. 이태희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구글의 지난해 국내 시장 매출액이 광고 수익과 애플리케이션 장터 ‘구글 플레이’ 결제액 등을 포함해 최대 4조9,000억원에서 최소 3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낸 세금은 약 2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4조6,785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4,000억원 규모의 법인세를 낸 네이버와 비교해 상당히 낮은 금액이다. 지난해 1조9,72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1,700억원 안팎의 법인세를 납부한 카카오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이러한 지적에 구글코리아는 “한국의 조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세금을 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역시 구글과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으나 전 세계 법인에서 2019년 상반기부터 매출액 집계 방식을 바꿔 각국 조세 당국에 세금을 투명하게 내겠다는 원칙을 밝힌 상태다.

이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이른바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서비스세(일정 규모 이상 ICT 사업자에 매출액 3% 법인세 부과)’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국내 사업자에도 이중과세가 이뤄지고 해외 사업 시 무역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아울러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인터넷 콘텐츠 기업이 네트워크 사업자에 내는 망 사용료 문제도 지난해에 이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망 사용료는 일종의 ‘교통유발 부담금’으로 구글 유튜브 등의 서비스로 데이터 전송량(트래픽)이 늘어나도 빠르게 속도를 유지할 수 인터넷 콘텐츠 기업이 네트워크 사업자에 내는 돈이다. 네이버는 연간 700억원 규모의 망 사용료를 네트워크 사업자에 지급하는 반면 유튜브를 통해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구글은 이를 부담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국내 네트워크 사업자와 망 사용료 지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큰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애플코리아는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광고비와 무상수리 비용 등을 떠넘기는 방식의 불공정거래를 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를 받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질 전망이다.

외국계 ICT 기업의 국내 법인 대표가 국감에 출석해도 ‘언어장벽’이 문제다. 지난해 국감에 출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한국어를 못해 통역으로 질의응답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돼 여야 의원들이 많은 답변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올해도 출석 요구를 받은 존 리 사장을 비롯해 데미안 여관 야오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브랜든 윤 애플코리아 대표 역시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동효·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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