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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대여 장사' 논란 휩싸인 국민연금

"공매도 세력에 빌려줘 주가하락

결국 연금도 개인도 손해" 비판

경실련 靑 청원에 4만명 동의

연금측 "시장 비중낮아...오해"

국내 상장사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식 대여 장사’ 논란에 휩싸였다. 개인 투자자들에 시민단체까지 합세해 “공매도 세력에 주식을 빌려줘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연기금 스스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기 때문이다.

경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최근 ‘국민연금의 주식 대차(대여)를 폐지하라’는 제목의 청원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렸다. 경실련은 “지분을 5% 넘게 보유한 상장사가 300개에 이르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가 주식 대여를 해 불법 무차입, 악성 공매도 세력들에게 활용돼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힌다”고 주장했다. 일주일 만에 약 4만명이 청원에 동의한 상태로,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민연금 주식 대여 금액은 974조2,830억원, 대여 수수료 수익은 716억원이다. 그런데 지난 7월 국내 주식 수익률은 -6.01%로 전달(-5.3%)보다 떨어지는 등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 실적이 부진하다. 개인 투자자들이 ‘수수료를 벌고자 손실을 입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며 비판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장기적 투자가로서 대여거래를 활용하고 있지만 그 비중은 전체 대여 거래 시장의 1.8%에 그친다”며 “주식 시장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2016년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식 대여 금지를 담은 국민연금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한 차례 불거졌던 논란은 삼성증권의 배당사고,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매도 발각 등 사태와 맞물려 올해 정점에 이르는 모습이다. 특히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달러 강세 등으로 부진한 증시에서 대거 ‘팔자’에 나서며 불만을 부추긴 측면이 크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권 중심의 보수적 운용으로 다른 해외 연기금에 비해 수익률이 낮고, 조기 고갈 우려마저 제기된 상황에서 주식대여까지 불거지면서 국민들의 감정이 악화됐다”며 “국민연금 주식 대여 문제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 논란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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