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5조원에 달하는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주 이전 이후 출장 건수가 무려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4회에 달하는 수치로 사실상 업무마비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순례(사진) 의원실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의 경우 지난해 출장 건수(전주 외 지역)가 3,611건으로 지역 이전 전인 2012년 316건과 2013년 294건, 2014년 266건에 비해 10배 이상 폭증했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근무 일수가 연간 260일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 평균 14회가량 출장을 간 것이다.
기금운용본부 출장은 최근 2년 사이에 집중됐는데 이전 첫해에만(지난해 2월 전주이전) 전년 대비 2,774건 가량 증가했고 올해 역시 8월 말까지 2,365건을 기록 중이다. 출장여비는 2016년 2,700여만원에서 지난해 2억2,000여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출장인원은 317명에 달한다.
2015년 6월에 전주로 옮긴 국민연금관리공단은 2012년 출장 건수가 4,406건, 2013년에는 4,204건이었지만 이전 후 2016년 1만2,895건, 지난해 1만4,515건으로 약 3배 이상 불어났다. 김 의원은 “서울부터 전주까지 왕복 6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업무 마비다. 전 국민의 노후자금인 연기금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들이 정작 도로위에서 시간을 다보내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기금운용본부의 수익률이 0.9%(사실상 마이너스)인 것은 이런 업무 비효율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