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PCA생명을 합병해 새롭게 출범한 미래에셋생명(085620)이 지난 주말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생명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2016년 10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PCA생명 합병 이후 늘어난 인력을 감축해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신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사업 환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5일부터 직원들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자는 근속 7년 이상의 만 50세 혹은 40세 이상 직원으로 나이와 관계없이 12년 이상 근속자도 신청 가능하다. 희망퇴직자들은 40~30개월치의 월급을 한번에 받게 되며 이와는 별도로 1,000만원의 생활안정자금, 자녀 학자금(대학생 기준 1인당 1,500만원), 전직프로그램 등의 지원을 받는다. 업계는 미래에셋생명이 희망퇴직을 위해 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이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IFRS17 도입에 따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IFRS17은 2021년부터 시행되는 국제보험회계기준이다. 저축성보험이 매출로 인정되지 않으며 현재 시장 금리를 반영해 적립금을 쌓아야 한다. 저축성보험 판매에 따른 적립금 보유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재무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생명은 고정비용을 최소화하는 등 충격에 대비하고 있는데 이번 희망퇴직도 연장선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임직원은 PCA생명을 합병한 이후 기존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 직원은 1,180명이다. 올해 3월 PCA생명 합병 이후 전년 동기 1,009명 대비 17%가량 늘었다. 특히 일반직 남녀 직원이 각각 75명과 70명 늘었는데 이들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은 각 9,800만원, 8,300만원이었다.
생명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PCA생명의 경우 하박상후형 임금 구조를 가지고 있어 차장직위부터 미래에셋생명 직원들 보다 연봉이 높은 편”이라며 “합병 이후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희망퇴직은 나이와 관계없이 근속 12년 이상의 직원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조기 진급한 PCA생명 출신 차장급 이상 직원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세원·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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