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한 지난 2015년 12월 이후 3년여 만에 LCC 시장의 빗장을 푼다. 현재 항공운송사업을 준비하는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 등 LCC들이 내년 3월이면 면허 발급 결과를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인데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의 반응은 엇갈린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으로 항공운수사업 신규 면허 기준을 개정하는 즉시 면허 신청을 접수한 뒤 내년 3월까지 면허 심사를 완료한다는 내용의 ‘항공운송사업 신규면허 심사 추진계획’을 8일 발표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과당경쟁 등을 이유로 신규 면허 발급을 자제했지만 면허 발급 기준의 정비가 완료된데다 수요가 느는 점 등을 고려해 신규 면허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많은 업체들이 시장 진출의 의향을 갖고 있다”며 “이번 발표로 명확한 타임 테이블을 제시해 예측 가능성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면허를 받는 신규 사업자의 수를 제한하지 않는다고도 밝혀 LCC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복수로 선정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항공업계에서는 강원도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한 플라이강원과 청주공항을 기점으로 한 에어로케이가 지난해 말 면허 심사에서 반려 처분을 받은 뒤 재신청을 한 상태다. 인천 기점의 프레미아항공도 면허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화물전용사업을 준비하는 가디언스, 에어대구, 제주오름항공, 김포 엔에프에어 등 다수 항공사도 면허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내년 3월 사업자 면허를 받게 되는 항공사들은 항공기 운항증명(AOC)과 노선허가 등을 거쳐 향후 2년 안에 본격 취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LCC 시장은 2002년 첫 취항 이후 매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LCC의 국제선과 국내선 여객 점유율은 각각 30%와 60%에 육박하고 사업자들의 실적도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비 사업자와 기존 사업자의 반응이 엇갈린다. 한 예비 사업자 측은 “신규 면허 기준 개정이 완료되는 대로 즉시 면허 신청을 할 것”이라며 “이번 정부의 결정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 LCC 시장이 더욱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존 LCC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슬롯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기존 LCC들은 좋은 시간대를 갖고 있어 신규 사업자들끼리 출혈 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결국 안전시설 투자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부는 이번 신규 면허 심사가 기존보다 다소 강화된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내 태스크포스(TF)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의 전문 검토가 추가되며 면허 발급시에는 사업계획에 따른 운항증명·노선허가를 2년 안에 취득하는 조건도 붙는다.
/세종=강광우기자 박성호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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