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모(54·사진)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조정실장이 신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정 실장은 기보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3배수로 압축한 신임 이사장 후보 중 청와대의 낙점을 받았다.
기보는 지난 8월 7일 차기 이사장 인선을 위한 임추위를 구성하고 공모 절차에 돌입, 최근 3인의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 기보 이사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여서 사실상 청와대가 낙점한 인사가 이사장에 오른다.
전임 김규옥 이사장은 내연녀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따른 공직자 윤리 문제로 지난 4월 해임됐다. 김 전 이사장은 부산 경제부시장을 지내던 지난 2015년 근무 시간에도 내연녀를 만나는 한편 해외 출장에 동행시킨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가 좋지 않을 때는 상대 여성을 폭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전 이사장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을 거쳐 2014년 부산시 부시장을 지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던 2017년 1월 12대 기보 이사장에 올랐다.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의 김 전 이사장 임명을 두고 ‘알박기’라는 논란도 일었다. 김 전 이사장 해임 이후엔 6·13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 때문에 후임 인선이 늦어졌고 8월 임추위 구성 후에도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야 중기부 출신 정 실장이 최종 낙점됐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 중기부와 기재부 사이의 힘겨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엔 기보 주무 부처가 기재부였지만 이번 정권 들어 중기청이 중기부로 승격되면서 주무 부처가 변경됐다. 주무 부처 변경 후 첫 이사장 인선에서 청와대가 중기부 쪽의 손을 들어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정 내정자는 서울 태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의 같은 대학 같은 과 후배다.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중소기업정책국장·소상공인정책국장·창업벤처국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엔 청와대 중소기업비서관을 지냈고 중기청 차장을 잠시 지내다 지난해 중기청이 중기부로 승격하면서 기조실장을 맡았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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