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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수상자] 표학길 서울대 교수 '로머, 자본의 개념 넓혀 … 경제성장 한계 극복'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




“폴 로머 교수는 내생적 성장이론, 그러니까 신성장이론을 개척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구개발(R&D)과 같은 자본의 개념을 넓게 보고 이를 축적해나가는 나라가 더 좋은 외부 경제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그의 이론은 경제성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표학길(사진)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머 교수를 이렇게 정의했다. 표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한국계량경제학회장 등을 역임한 국내 계량경제학의 권위자다. 국제통화기금(IMF) 초청 연구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초청 교수를 지내기도 한 그는 지난 2000년 국내에서 로머 교수와 만나 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표 교수는 “로머 교수는 굉장히 똑똑했고 창의적이었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 이미 신성장이론을 주도하고 경제학계에 명성을 떨치는 학자였다”고 밝혔다.



그는 로머 교수의 신성장이론에 대해서 경제성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해법이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로머 교수 이전에는 198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솔로의 신고전학파 성장이론이 경제학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표 교수는 “신성장이론은 솔로의 전통적인 이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본을 더 넓게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를 발전시켜나가는 모델을 처음 제시했다”며 “물적 자본뿐 아니라 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이 결합되지 않으면 경제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과거 소비에트 연방을 들 수 있다. 그는 “당시 소비에트는 인적 자본에만 집중하고 그 외에 것들에는 소홀했던 경향이 있다”며 “결국 혁신이나 신성장이론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무너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 교수는 로머 교수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을 두고 “최근 들어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면서도 “이미 그가 쌓은 업적만으로도 충분히 받을 만한 사람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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