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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 떨어진 공정위 '사기진작 방안' 내놨지만 직원들은 '시큰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연합뉴스




전속고발권 일부 폐지와 재취업 비리 관련 잇단 검찰 수사로 직원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대적인 사기 진작 방안을 발표했다. 민간 기업도 아닌 정부 부처가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겠다며 관련 대책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지만, 정작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기가 떨어진 진짜 원인을 애써 외면한 의미 없는 대책”이라는 회의 섞인 반응도 나온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내부 직원 조회에서 “검찰 수사로 인한 업무 위축과 무너진 조직 자존감, 로비스트 규정 확대 적용, 재취업 강화 등 내부 혁신에 따른 불안과 피로가 조직 구성원의 사기를 약화 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리더십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생각을 하게됐다”면서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유명무실해진 연가저축제를 활용해 5년마다 사용하지 않은 연차를 모아 장기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타 부처와의 실무자 인사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개도국의 경쟁 당국에 직원을 파견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과장들의 책임 강화 차원에서 업무 능력 뿐 아니라 리더십까지 인사 평가에 반영하는 다면평가도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사기 저하의 본질을 놓친 대책”이라는 반응이 많다. 공정위의 한 직원은 “휴가를 못 가고 연수를 못 가서 사기가 떨어진 게 아니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다른 직원도 “내부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하고서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오히려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최근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을 통해 지난 38년간 독점적으로 가져온 전속고발 권한을 일부 검찰에 내주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과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일었고, 재취업 비리에 연루된 전·현직 공정위 간부 12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젊은 공정위 직원들을 중심으로 조직 자존감이 무너졌다는 실망감이 쏟아졌다.

최근 내부적으로 실시한 타 부처 파견 신청에는 60여명의 직원들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한창 의욕적으로 일할 젊은 서기관 중심으로 신청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조직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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