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대상선(011200)에 연내 8,000억원을 투입해 급한 불을 끈다. 현대상선은 이번에 마련한 자금을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부산신항만 지분 인수에 사용해 선복량을 늘리고 고비용 경영구조를 개선하는 등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대상선 정상화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안에 8,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고 현대상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각각 4,000억원씩 출자해 사들이는 방식이다. 또 해양진흥공사는 자본 확충 후 보증을 통해 현대상선이 민간 선박금융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상선은 이번에 마련한 자금을 최근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건조, 부산항 신항 4부두(HPNT) 지분 인수, 컨테이너선 구입에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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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진흥공사는 앞으로도 추가로 자금을 지원해 현대상선 정상화에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해운업계에서는 향후 5년간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해 5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최근 발주한 친환경 컨테이너선 건조에만 3조1,500억원가량이 투입되며 HPNT 지분 인수에 1,600억~1,700억원, 컨테이너박스 약 150만개를 구입하는 데 2조원이 들어간다.
한편 현대상선은 2·4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66%에 달한다. 올해 말까지 자본잠식률을 50% 이하로 낮추지 못하면 상장 폐지될 가능성도 있었으나 이번 자본확충으로 상폐 위기를 모면하게 됐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10월 현재 41만3,945TEU로 1위인 머스크(401만7,882TEU)의 10분의1 수준에 그쳤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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