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지난 5년간 20억원을 지원하며 프랑스 미슐랭사와 함께 발간해온 세계적인 음식점 평가서 ‘미쉐린가이드 서울’이 내용상 크고 작은 오류투성이인데다 계약 자체도 불공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에 따르면 ‘2018년판 미쉐린가이드 서울’에는 단순 오탈자를 포함한 크고 작은 오류가 무려 130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명한(famous)’ 맛집이 ‘악명 높은(infamous)’ 곳이 되는가 하면 이미 지난해 폐점한 식당이 등재되는 등의 오류가 지적됐다.
나아가 이 같은 내용상의 오류를 한국관광공사가 바로잡을 방법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의원이 관광공사와 미슐랭사의 계약서를 검토한 결과 공사는 5년간 20억원을 지원하면서도 미슐랭사에 오류 수정을 건의할 권한조차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 않았다. 또 미쉐린가이드에 대한 모든 내용과 지식재산권을 포함한 재산권 등 모든 권한은 미슐랭사에 있고 언론·대중과의 의사소통 역시 전적으로 미슐랭사에서 통제·선택권을 갖고 있다.
이 의원은 “20억원의 국민 혈세를 들여 만든 미쉐린가이드 서울판이 오류투성이인데 이를 검수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한국관광공사는 미슐랭사와의 불합리한 계약규정을 속히 바꿔 미쉐린가이드의 잘못된 내용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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