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도금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에 포함된 1급 발암물질인 ‘6가 크롬’(Cr6+)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자재료연구단 이욱성·고영진 박사팀과 물자원순환연구단 최재우 박사팀은 전도성 고분자인 폴리피롤(polypyrrole)을 흡착재로 활용, 폐수 속 고농도 6가 크롬을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1급 발암물질 중에서도 독성이 센 6가 크롬은 열과 부식에 견디고 전기 저항성이 뛰어나 도금·염색·피혁 과정에서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효율적인 제거 소재 기술이 없어 그동안 업체들은 수분을 증발시켜 그 안의 중금속을 분리해내는 비효율적인 증발농축방법에 의존해 왔다. 신장이나 골수 등에 축적되면 세포조직 손상, DNA 변이를 일으키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유해물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다.
연구팀은 폴리피롤 내 특정한 질소-탄소 구조를 사용해 산성도(pH) 환경에 따라 물속에 들어있는 6가 크롬이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흡착되는 메커니즘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 가루 형태의 폴리피롤을 6가 크롬이 들어있는 폐수에 넣으면 6가 크롬이온이 폴리피롤 주성분인 피롤성 질소와 산화반응을 일으켜 인체에 해가 없고 비교적 안정된 3가 크롬으로 변환돼 흡착됐다. 또 잔존하는 6가 크롬은 피롤성 질소와 수소결합을 하며 동시다발적으로 흡착이 진행됐다. 실험결과, 폴리피롤 흡착소재 10㎎이 50㎖ 폐수 속에 들어있는 10ppm 농도의 6가 크롬을 99% 이상 제거했다.
최재우 박사는 “이 연구성과가 실제 현장에 적합한 형태의 물질에 대한 후속연구를 통해 저비용 폐수정화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물 연구’(Water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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