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수입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달은 뜻밖에 여름인 6월이다. 수입차 연간 판매량이 15만대를 처음 넘겼던 지난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월별 수입차 누적 판매대수를 살펴보면 6월에 총 10만2,060대가 팔렸다. 그 뒤가 3월(9만6,250대), 11월(9만5,430대) 순이다.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보통 가을철 집중되는 신차 출시를 앞두고 딜러들의 판촉이 늘어나는 시기라는 해석도 있고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하지만 분기 단위로 기간을 조금 늘려보면 바로 지금 4·4분기가 가장 많다. 지난 5년간 4·4분기 수입차 판매 누적 대수는 27만5,324대로 최다 판매 월이 포함된 2·4분기(27만4,151대)보다 많다. 수입차 브랜드가 대거 신차를 내놓는데다 가을철 드라이빙 시기가 맞물려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4·4분기부터 내년 초까지는 국내 수입차 브랜드에 중요한 시기다. 국내 환경인증 지연 등으로 올해 상반기 주춤했던 판매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입차 브랜드도 올가을 ‘무한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은 ‘베스트셀링’카를 전진 배치하는 한편 자신만의 장점과 개성으로 똘똘 뭉친 모델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수입차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성과 나만의 장점으로 똘똘 뭉친 스페셜티 카=가장 눈에 띄는 차 가운데 하나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에 출시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 220d 카브리올레’다. 올해 상반기 ‘3.0ℓ V6 가솔린 엔진의 E 400 카브리올레’를 선보인 데 이은 디젤 모델이다.
프리미엄 4인승 오픈톱 모델답게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벤츠의 고성능차인 AMG의 디자인을 받아 역동적인 외관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렬 4기통 디젤 엔진과 9단 변속기, 최고 출력 194마력의 넘치는 힘은 물론 벤츠 고유의 안전성도 확보했다.
이탈리아 고성능차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스포츠 세단인 ‘콰트로포르테’는 비싼 몸값에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다. 고속일수록 진가가 드러나는 주행성능은 물론 상어의 외관과 유려하게 잘빠진 디자인, 웅장한 배기음은 감성과 성능에서 경쟁차의 비교를 허락하지 않는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강자인 지프의 ‘올 뉴 컴패스’도 올해 하반기 돋보이는 차량 중 하나다. 지프의 소형 SUV 레니게이드와 중형 체로키 사이의 콤팩트 SUV 세그먼트로 핵심 SUV 라인업을 완성한 모델이다. 올 뉴 컴패스는 익히 알려져 있는 지프의 오프로드 명성에다 젊은 도시 감성도 함께 담았다. 올 7월 공식 출시된 후 277대가 팔리며 꾸준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볼보의 플래그십 라인업인 90시리즈는 북유럽 특유의 기능미가 돋보인다. 볼보의 새로운 엔진 계통인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장착해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강력한 성능과 주행감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외관에서도 차별성을 보인다. 특히 가장 최근에 선보인 ‘더 뉴 볼보 크로스컨트리’는 세단과 같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일반 SUV보다 높은 최저지상고와 사륜구동의 강력한 퍼포먼스와 높은 활용성을 고루 갖췄다.
◇다수가 선택한 신뢰…베스트셀링카=닛산은 베스트셀링을 넘어 스테디셀링의 대표 모델인 다이내믹 세단 ‘알티마’를 밀고 있다.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한 수입 가솔린 세단 중 판매량 1위를 차지했으며 현재 국내에서 알티마 모델은 2만대 넘게 운행되고 있을 정도다. 미국 워즈오토가 선정하는 ‘세계 10대 엔진’에 가장 많이 뽑힌 3.5ℓ V6 VQ350DE 엔진은 알티마가 왜 꾸준한 인기를 끄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유의 안전성과 편의성, 세련된 스타일, 2,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 역시 소비자가 알티마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푸조의 주력 모델인 ‘푸조 3008 SUV’는 올해 1,784대(9월 기준)가 팔렸다.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SUV면서 푸조 고유의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독특한 디자인이 ‘푸조 3008’의 최대 장점이다. 3,000만~4,000만원대의 가격에 뛰어난 연비·주행능력은 ‘가성비’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려준다.
하이브리드의 대명사 ‘도요타 프리우스’는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차로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가 400만대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2009년 이후 1만6,000대 넘게 팔렸다. 콤팩트한 외형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 저중심 설계로 인한 드라이빙과 승차감의 밸런스 조화, 하이브리드다운 ℓ당 21.9㎞에 달하는 뛰어난 연비는 올해 말에도 여전히 소비자들이 프리우스를 찾게 하는 이유다.
BMW는 올해 X4시리즈 등을 잇달아 선보이는 데 이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드디어 새로운 ‘3시리즈’를 국내에 선보인다. 320d는 현재 국내에 총 3만3,365대가 운행할 정도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가운데 하나다. 새로운 3시리즈는 이전 6세대보다 더욱 강력해졌다. 외형은 커졌지만 무게는 가벼워졌다. 이 때문에 더욱 뛰어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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