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퍼 키링에서 시작한 퍼 액세서리 바람이 발끝까지 내려왔다.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명품 브랜드를 필두로 패션업계가 퍼를 활용한 신발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동물 보호를 외치는 ‘비건 패션’이 자리 잡으면서 인조 모피로 제작한 신발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올 가을·겨울 시즌 패션업계는 슬리퍼, 스니커즈, 스텔레토 힐 등 퍼를 적용한 갖가지 종류의 신발을 쏟아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전개하는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은 블랙과 브라운 색상의 토끼털 스트랩이 돋보이는 ‘퍼 스트랩 샌들’을 출시했다. 여름철 주력 제품이던 슬리퍼에 풍성한 퍼를 부착해 추운 계절에도 착용할 수 있게 제작한 것이다. 퍼 스트랩 샌들은 풍성한 리얼 퍼가 고급스러우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다.
구찌가 처음 시도한 퍼가 안쪽에 부착된 신발도 올해는 많이 나오고 있다. 알렉산더 왕의 ‘퍼 벨티드 슬리퍼’는 블랙 색상의 부드러운 양털이 적용돼 편하게 착용할 수 있으며 어떤 스타일에도 무난하게 어울린다.
올해 퍼 신발은 이전보다 더 화사해진 색감으로 출시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브랜드 ‘마르니(Marni)’가 이번 시즌 선보이는 ‘시어링 퍼 푸즈벳 샌들’은 앞부분의 엑스(X)자 스트랩이 보라색 퍼로 뒤덮여 화려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보온 효과를 높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슈즈 같은 경우는 의류와 달리 땀이 나거나 오염 됐을 때 발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어 리얼 퍼로 많이 제작하고 있다”면서 “최근 편안하고 개성 있는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퍼 슬리퍼 등 퍼로 제작된 신발이 각광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윤리적인 천연 모피 생산 방식에 대한 거부로 비건 패션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인조 모피(페이크 퍼)로 만들어진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호(KUHO)’는 이달 말 벨크로 부분에 페이크 퍼로 포인트를 준 스니커즈를 출시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이탈리안 럭셔리 슈즈 브랜드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는 롱부츠처럼 신거나 양말처럼 발목까지 내려 신을 수도 있는 스트레치 벨벳 소재의 퍼 부츠를 내놨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고급스럽고 따뜻한 퍼 슈즈를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다양해진 컬러와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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