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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막힌 신탁사, 재개발로 눈돌린다

빠른 사업속도 강점..새 먹거리 창출

길음·용산 이어 지방서도 추진 활발

장기 표류 사업장 구원투수로 나서





서울 재건축 시장이 각종 규제로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신탁사들이 재개발과 수도권 재건축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장기간 멈춰있던 정비사업장에서 신탁사를 ‘구원투수’로 기용하는 경우도 늘어난데다 신탁사들도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정비사업에서 발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17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서울, 인천, 부산 등 광역시의 재개발 사업에서 부동산 신탁사를 사업대행자로 지정하고 신탁방식 재개발을 추진하는 곳이 늘고 있다.

서울에서는 오는 21일 신길음 1구역 재개발조합이 신탁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다. 한국토지신탁이 단독으로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다. 또 용산구 한강로 도시환경정비사업도 사업대행자 방식 신탁 재개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3년 8월 건축심의까지 통과했으나 5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조합 측은 KB부동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을 불러 설명회를 갖고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광역시에서도 신탁사를 이용해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곳이 늘고 있다. 올 들어 인천시에서는 인천서림구역, 여상구역주변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이 각각 한자신과 한토신을 사업 대행자로 지정했다. 부산에서는 대평1구역에서 지난 7월 정비사업 대행자로 한토신을 지정했으며 부산 서금사 재정비촉진구역도 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청주 사직 3구역 재개발 조합도 사업 대행자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내고 신탁사와 접촉하고 있다.

재개발, 특히 지방 광역시에서 신탁 방식 정비사업 추진이 활발한 이유는 자금 조달과 사업진행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사업성이 뛰어나 시공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신탁방식 정비사업 수요가 크지 않다. 그러나 광역시나 서울 일부 재개발 사업장의 경우 신탁 방식 정비사업을 통해 보다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해 신탁 방식을 추진하는 조합이 늘고 있다.

특히 장기적으로 사업이 중단됐던 광역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신탁사가 참여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마무리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면서 조합들의 관심도 커졌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맡은 안양 성광호계신라 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경우 올해 초 분양을 마치고 내년 4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의 경우 신길 10구역도 지난해 9월 한토신이 시행을 맡으면서 올해 5월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신탁사들 입장에서도 주 무대였던 여의도 재건축 사업이 서울시의 마스터플랜 보류로 막히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지방으로 수주 무대를 넓히고 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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