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인 IMM파트너스가 해외 경쟁자들을 제치고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가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IMM파트너스가 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고 우리은행(000030)에 투자한 경험이 경쟁자들을 따돌린 비결이라고 분석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파트너스는 케이뱅크 유상증자에서 약 10%의 지분을 취득한 신규 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IMM파트너스는 기존 주주 가운데 이번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가 포기한 지분을 취득해 우리은행·KT(030200)·NH투자증권(005940)에 이어 네 번째 주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IMM파트너스는 총 1조원 증자 과정에서 최대 1,000억원까지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증자에는 IMM파트너스 외에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미국계 펀드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홍콩계 사모펀드인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등도 참여를 추진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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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파트너스는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에서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모펀드는 산업자본에 해당하는 비금융주력자이기 때문에 10% 이상 지분을 취득하려면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펀드 출자자가 국내인지, 해외인지도 정성적인 잣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IMM파트너스 펀드의 주요 출자자는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국내 자금이다. 반면 나머지 경쟁자는 주로 해외 투자가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IMM파트너스가 우리은행 지분 6%를 취득하며 주요 과점주주로 은행업 경험이 있다는 점도 이번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IMM파트너스는 우리은행 투자 당시만 해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우리은행의 경쟁자로 봤으나 이후 개인 신용대출 위주의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들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바꿨다. 오히려 기존 은행인 우리은행과 인터넷은행 2위권인 케이뱅크에 투자하면서 은행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에 모두 베팅하게 된 것이다. /임세원·김상훈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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