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주요 외국인 주주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363만주가 넘는 지분을 매각했다. 네이버의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로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이자 서둘러 처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적 우려와 주요 주주의 대량 지분매각으로 주가는 지난 2016년 이후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주요 외국인 기관 주주는 전일 363만7,939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매각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지분율은 2.2% 수준이다. 매각가는 전일 종가(13만원) 대비 8.9% 할인된 12만1,600원으로 금액은 4,400억원가량이다.
현재 네이버의 주요 외국인 주주는 오펜하이머펀드와 블랙록펀드가 있다. 이들은 각각 5.06%, 5.03%씩 네이버 지분을 보유 중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오펜하이머펀드가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네이버 주가는 2016년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3.85%(5,000원) 하락한 12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네이버 주요 주주들의 지분매각 행렬도 거세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해와 올해 초 블록딜 방식으로 지분을 처분했다. 지난해 8월과 올 2월 각각 11만주, 19만주를 매각했다. 네이버는 구글·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에 시장점유율을 잠식당하면서 실적이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3·4분기 연결기준 예상 영업이익은 2,5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액면분할에도 주가가 10% 가까이 빠지며 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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