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도널드 저드, 로버트 라우센버그, 사이 톰블리, 재스퍼 존스, 리차드 세라, 클라스 올덴버그…. 이들의 공통점은 ‘비싼 미술가’라는 것, 그리고 또 하나 뉴욕의 전설적인 갤러리스트 레오 카스텔리(1907~1999)가 발굴해 소개한 작가들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20세기 뉴욕의 미술시장을 만든 이는, 어쩌면 카스텔리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작가를 선별해 후원하며 작품의 가격을 결정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갤러리스트’다. 화상(畵商)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큐레이터’라는 이름으로 미술계 종사자들을 뭉뚱그려 칭하지만 미술관 같은 비영리 미술기관이 아닌, 갤러리 등 상업화랑에서 일하며 펄떡이는 미술시장에서 뛰는 사람들은 엄밀히 갤러리스트다.
미술사를 전공하고 십여년 간 프랑스에서 유학한 후 지금은 이안아트컨설팅 대표로 있는 저자가 세계 미술시장을 이끄는 최고의 갤러리스트를 소개하고 그들의 역할을 조명했다. 너무나 당연한 레오 카스텔리로 시작해 가고시안갤러리의 래리 가고시안, 페이스갤러리의 아르네 글림처 등의 성공비결을 들려준다. 데이비드즈위너 갤러리, 하우저 앤드 워스 갤러리, 화이트큐브갤러리, 페로탕 갤러리 등의 도전과 은밀한 뒷얘기도 만날 수 있다.
“만약 갤러리스트가 없다면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콘셉트는 없을 겁니다. 그들을 신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저 경매에서 5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나 살 수 있을 테지요. 젊은 작가가 생각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건 무척 기분 좋은 일입니다.” 1만8,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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