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까지만 해도 바이오 열풍과 맞물려 연 수익률 40%를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헬스케어펀드의 6개월 수익률이 -10%를 넘어섰다. 미국 ‘팡(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등 4차 산업혁명 기대주로 꼽혔던 정보기술(IT)펀드와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그룹주 역시 같은 기간 손실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가 한 달 사이 연저점을 세 번이나 경신하면서 펀드 안전지대가 사라진 모습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헬스케어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10.16%에 달한다. IT펀드와 삼성그룹주펀드의 6개월 수익률 역시 각각 -4.49%, -4.94%를 기록했다.
박스권 장세를 넘어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펀드테마 중 그나마 버텼던 분야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헬스케어펀드의 올 1월 한 달 수익률은 12.83%로 가입 후 한 달 사이에 10%가 넘는 이익을 기록하는 등 대세 펀드로 통했지만 이제는 하락률이 두자릿수로 돌아섰다. 또 삼성전자·호텔신라·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상반기까지 강세를 보였던 삼성그룹주펀드 역시 1개월 수익률(-1.69%)이 손실구간에 접어들었다. 미국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투자한 IT펀드는 미중 무역전쟁 등의 변수에 글로벌 펀드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을 보였음에도 지난 8월까지 플러스 수익을 냈지만 이달 들어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실적 악화 우려에 요동치면서 고개를 떨궜다.
펀드 업계에서는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는 종목과 지역에 기댄 펀드로는 수익구간을 지키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운용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 초까지도 약세장이 예상되는데 종목형 펀드는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락장에서는 헤지펀드나 이를 활용한 사모재간접펀드 등 지수를 보완하는 펀드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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