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 클래스의 일원으로서 정체된 시장을 바꾸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가 나서서 만들겠지’ 하는 마음으로 몇 년을 기다렸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더군요. 결국 ‘그만 기다리고 내가 만들자’는 생각에 직접 창업에 나서게 됐죠.”
‘집밥’이 트렌드로 안착하면서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요리책이나 인터넷 등에서 레시피를 찾는 것을 넘어 직접 요리학원이나 전문가가 진행하는 쿠킹 클래스에 참여해 요리를 배우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공공의주방’이 대표적이다. 공공의주방은 요리 노하우나 열정을 가진 사람 누구나 강사로 나서 쿠킹 클래스를 열고 수강생은 자신이 원하는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강사와 수강생을 연결하는 ‘쿠킹 클래스 공유 플랫폼’을 표방한다.
2003년 결혼으로 직장을 그만둔 뒤 전업주부로 지내던 안상미(45·사진) 대표가 ‘쿠킹 클래스’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데는 특별한 취미가 계기가 됐다. 다니던 회사에서 레스토랑 개업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퇴사 후 요리에 관심을 갖고 이탈리아 요리학교와 요리학원은 물론 각종 쿠킹 클래스까지 섭렵하며 남에게 요리를 가르쳐주는 실력자가 됐다. 하지만 쿠킹 클래스를 운영하던 안 대표는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됐다. 각종 요리 TV 프로그램이 연일 인기를 끌면서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에도 쿠킹 클래스 관련 글이 심심찮게 올라왔지만 이를 사업화한 기업은 없었기 때문이다. 쿠킹 클래스 강사들은 여전히 블로그나 카페의 댓글을 통해 선착순 방식으로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었고 수강생은 일일이 관련 사이트를 찾아다니며 수업을 들어야만 했다. 안 대표는 “다른 분야는 빠르게 디지털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쿠킹 클래스 시장은 여전히 계좌이체로 수강료를 받는 등 정체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요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요리를 배우고자 하는 니즈는 커지는데 시장은 정체돼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껴 직접 창업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공공의주방은 올 2월 베타서비스를 오픈해 7월 무료 클래스를 진행했으며 현재 벤처캐피털(VC)과 투자계약을 체결해 사이트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1월 사이트를 정식 오픈하며 이후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업을 개설하거나 예약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쿠킹 클래스는 단순히 레시피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밥을 먹고 정을 나누는 친밀한 감정에서부터 음식을 대접받는다는 따뜻함까지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외식이 각광받던 과거와 달리 나만의 센스나 노하우를 보여주는 집밥 요리가 선호되는 만큼 이 같은 니즈를 충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