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경영정상화에 발을 뗀 한국GM이 6개월 만에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한국GM이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결정하자 노조는 곧바로 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5월 미국GM과 산업은행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투입하기로 한 약 71억5,000만달러(7조7,000억원)가 투입되기도 전에 공장이 가동 중단의 기로에 섰다.
19일 한국GM은 인천 부평공장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연구개발 법인 분리 및 신설 법인 설립(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주총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오전부터 연구개발 법인 분리를 반대하는 노조원들은 주총장을 둘러쌌다. 안건이 의결되자 항의하며 카허 카젬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사측은 거부했다. 일부 노조원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법인 설립 목적이 불분명하다”며 인천지법에 주총 금지 신청을 내기도 한 2대 주주 산업은행은 주총에 불참했다. 산은은 5월 자금 투입과 함께 한국GM과 합의한 주요 내용 가운데 신설 법인 설립 등은 빠져 있어 ‘비토권’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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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법인 설립을 강행하면서 노사는 결국 파국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연구개발 법인 분리 및 신설 법인 설립 절차가 한국GM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절차의 첫 단계로 보고 있다. 4월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금 동결과 복지 축소 등을 양보한 노조는 오는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쟁의조정에 대해 중지 결정이 나오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GM은 폭풍전야의 상황이다. /인천=구경우·박진용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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