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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R&D법인 분리] GM "중형SUV 만들 조직"이라지만...勞 "철수 수순" 강력 반발

한국GM "글로벌 조직개편 일환"

노조선 "구조조정 포석" 의구심

패싱논란 산은도 "법적대응 검토"

한국GM 주주총회가 열린 19일 주총장소인 부평공장 본사 사장실로 향하던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노조원들에 막혀 되돌아가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미국 GM과 산업은행이 7조7,000억원을 투입하고 14차례의 협상을 거쳐 노조가 임금들 동결하며 정상화에 발을 내디뎠던 한국GM이 6개월도 되지 않아 총파업의 위기에 빠졌다. 한국GM이 이 날 결의한 결의한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및 신설법인 설립(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이 결국은 GM의 한국 시장을 철수 수순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노조는 “법인이 설립되면 생산공장은 주문을 받는 하청업체가 되고 한국GM은 언제든지 국내 시장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의결된 연구개발 법인설립이 당장 한국GM의 국내 시장 철수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선 산은과 10년 간 한국에서 생산 활동을 하기로 합의해 생산시설을 팔려면 산은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무엇보다 한국GM은 미국GM, 산은과의 합의에 따라 지난 2월 부평 2공장에 신형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생산하기 위한 투자에 돌입했다. 내년께 출시되는 신형 SUV에 더해 창원공장에서도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차량이 2022년께 생산된다. 여기에 중형 SUV 한 종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출시하는 안도 경영정상화 합의안에 들어가 있다. 한국GM은 신설 연구개발법인이 중형 SUV를 개발할 조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상하이GM도 이 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의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신설연구개발법인이 없어도 신차 개발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이에 대해 “미국GM의 글로벌 조직 재편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앞으로는 한국GM 연구개발법인이 개발한 차를 해외 다른 공장에서도 만들 수 있게 체계를 재편한다는 논리다. 해외에서 개발된 말리부가 한국에서 생산되는 것과 유사하다.





문제는 실적이다. 한국GM은 지난 3년 간 3조원 규모의 적자를 봤고 올해도 1조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새로 개발한 3종의 SUV가 잘 팔리지 않으면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적자를 해결하지 못하고 미국GM이 생산한 차를 수입해서 팔아야 이익이 커진다. 최악의 경우 생산시설을 접고 판매조직만 유지되는 셈이다.

노조가 바로 파업을 준비하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도 얽혀있다. 지난 2월 군산공장이 폐쇄될 때 무급휴직을 선택한 노조원 400여명에 대한 정부의 생계비 지원이 12월이 되면 끊긴다. 이렇게 되면 노조와 사측이 무급휴직자가 전환 배치되기 전까지 각각 절반씩 매달 생계비를 부담해야 한다. 1만명의 노조원은 매달 3~4만원 수준인 노조비는 12월이 되면 6~7만원까지 뛸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연구개발법인이 설립되면 약 3,000여명의 조합원이 줄어든다. 이 경우 조합비는 8~9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기존 합의를 깨고 사측이 100% 생계비를 부담하는 내용을 담은 특별단체교섭을 다섯 차례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노사가 무급휴직자의 생계비 지원에 대해 향후 타협을 이뤄도 문제는 남아있다. 현재 가동률이 30%에 불과한 부평 2공장은 지난 7월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 약 100여 명이 계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설비투자 중인 부평 2공장은 내년 신형 소형 SUV를 생산하면 공장 가동률이 70% 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가동률이 높아지면 근로자가 더 필요하다. 당장 생계비가 들어가는 정규직 무급휴직자부터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는 창원에 이어 부평공장 17개 사내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불법파견’으로 판단,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해고와 정규직 전환을 정부의 압박과 노사와 노노간의 갈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구경우·박진용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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