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에서 한국산 라면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3·4분기 라면 수출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3억 달러를 넘어섰다. 라면 업계가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물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후 주춤했던 중국 매출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4억 달러 수출 돌파도 무난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한국 라면의 누적 수출액은 3억 1,184만 달러(약 3,52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실적인 2억 7,511만 달러 대비 13.3% 증가했다. 3·4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이 3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같은 기간 라면 수입금액은 299만 달러에 그쳐 무역수지 3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해외시장에서 한국산 라면의 인기는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중이다. 2012년 처음 수출 2억 달러를 돌파한 이래 2015년까지는 성장세가 미미했지만 2016년부터는 연평균 30%씩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그 결과 지난해 3억 8,099만 달러를 수출하며 역대 최고 수출 기록을 경신한 상황이다.
실제로 주요 라면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실적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일례로 삼양라면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치솟으며 올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상반기 수출 실적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18% 증가한 1,048억 원을 기록했다. 신라면 단일 브랜드로 세계 10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농심 역시 직접 수출과 해외 법인을 합쳐 지난해 기준 7,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농심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는 전년 보다 20% 이상 늘어난 8억 1,000만 달러(약 8,900억원)를 해외 목표 실적으로 잡고 있다. 오뚜기도 지난 3월 국내 제조사 최초로 채식주의자 전용 라면을 출시, 인도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약 20% 늘어난 450억 원까지 성장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라면 업계는 나날이 개선되고 있는 실적을 볼 때 올해 역시 수출 최고치 기록을 다시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한국산 라면 1위 수출국인 중국에서의 매출이 회복되고 있는 만큼 올해 총수출 4억 달러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라면의 올해 9월까지 대중국 수출 금액은 7,369만 달러로 전년 6,865만 달러 대비 7.3% 늘어나 미·중 무역갈등 등의 여파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요 라면 기업들의 동향을 보면 중국·미국 등 기존 주력 시장을 넘어 동남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등 비주류 국가의 진출에도 속도를 내는 등 수출 시장 다변화에도 적극적”이라며 “일본 라면 등과 차별화되는 K-라면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수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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