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프리미엄 전기면도기를 표방한 브라운의 ‘시리즈9’ 리뷰를 결정하면서도 이같은 선입견은 그대로였다. 지난 2016년에 출시돼 제품 디자인이 크롬 소재로, 특히 이번에 살펴볼 9296cc 제품은 여행용 파우치가 가죽 소재로 업그레이드했다지만 기본 성능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면도 후의 느낌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이전에는 오전 내내 면도 부위가 퉁퉁 부어있었다면 이번에는 면도거품과 날면도기를 사용한 것과 미세한 차이 정도랄까. 여전히 잔털 없는 깨끗한 면도에 대한 아쉬움은 조금 남지만 전기 면도기를 사용하는 간편함을 생각하면 맞바꾸고도 남을 수준.
실제 피부와 맞닿는 면도기 헤드 부분을 보면 어느 정도는 답이 나온다. 필립스의 원형 면도날과 달리 수평구조를 고수하고 있는 브라운의 이번 제품에은 기본적으로 4개의 면도면이 보인다. 양쪽 끝의 옵티 포일이 피부에 닿으면서 1차적으로 수염을 깎아주고 바로 안쪽에 있는 스킨 가드가 안쪽 2개의 트리머와 피부 사이 간격을 만들어 준다. 골든 티타뉴으로 코팅된 트리머가 누워있는 수염을 일으켜 면도하고 또 하나 다이렉트 앤 컷 트리머가 여러 방향의 수염을 제거하는 구조다.
여기에 더해 보이지는 않지만 ‘오토센싱 테크놀로지’가 분당 800회 수염 밀도를 자동으로 파악해 필요에 따라 초당 13회 모터 파워를 조절하는 맞춤형 면도가 가능하고, 분당 1만 번 진동하며 앞서 5개의 커팅 요소로 분당 4만 번의 교차 커팅을 지원하는 ‘인텔리전트 싱크로소닉 테크놀로지’가 이를 지원한다. 얼굴 굴곡에 따라 10방향으로 움직이는 밀착형 면도시스템 역시 마찬가지다. ‘시리즈7’ 제품과는 커팅요소·진동횟수·회전방향에서 더 강화된 기능이다.
‘시리즈9’이 처음 출시될 때부터 적용된 사양이지만 다양한 가격대·디자인·브랜드의 전기 면도기와 비교할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자동 세척이 가능한 클린앤차지 스테이션이다. 면도 후 충전은 물론 날 세척에서 윤활·건조 등 5단계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그간 뜨거운 물에 솔로 잔털을 정리하는 수준과는 위생 정도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세척에는 윤활 기능이 첨가된 알콜 카트리지가 사용돼 브라운 측에서는 99.99% 세균이 제거되고 세척 효과가 뜨거운 물의 10배에 달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카트리지를 장착한 스테이션에 물로 씻은 면도기를 올리니 약 2분 30초 정도 알콜 세척액이 헤드에 뿌려지고 면도기 헤드 작동하는 진동이 반복된다. 다소 소음이 있지만 세척 후엔 자체 팬이 돌아가며 40여 분에 걸쳐 건조까지 해결해준다. 모든 과정이 끝나 면도기 헤드 부분은 새것처럼 깔끔하게 소독되고 반들반들하게 표면이 윤활 처리되어 있다. 설명서대로 대략 2달에 한 번 카트리지만 갈아준다면 면도 후 기계 관리에 신경 쓸 것이 없는 셈이다. 기계 특성상 마모가 불가피한 면도날·망은 1년 반마다 한 번씩 갈아주면 된다.
정리하자면 브라운의 ‘시리즈 9’ 제품은 가장 중요한 면도 성능과 면도 후 이물감 측면에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다른 제품에서 볼 수 없는 사후 면도기 관리까지 간소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굳이 단점을 꼽는다면 최고 사양제품(시리즈9 9296cc)의 경우 70만 원대까지 높아지는 가격, 초심자라면 조금 불친절하게 느껴질 사용 설명서 정도다. 가격 외에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면 클린앤차지 스테이션 옵션을 빼거나 조금 사양이 낮지만 그만큼 저렴한 시리즈7을 선택한다면 30만 원대까지 낮출 수 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