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4일 홍콩과 주하이·마카오를 잇는 세계 최장의 해상대교인 강주아오대교를 착공 9년여 만에 정식 개통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개통식에 직접 참석해 개혁 개방 40년의 성과와 중국 토목굴기의 상징이 될 강주아오대교 개통을 선포하며 미중 무역전쟁의 와중에 중국 경제의 자력갱생을 이룰 것을 강조했다.
40만톤이 넘는 철강이 사용된 총연장 55㎞의 강주아오대교는 22.9㎞의 교량 구간과 6.7㎞의 해저터널 구간, 터널 양쪽의 인공섬 2개, 출경·입경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해저터널 구간은 30만톤급 유조선이 통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완성 터널을 바닷속에 묻는 공법인 해저 침매터널을 이용한 최초의 대교 개통이 세계 7대 기적의 하나이자 세계 토목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치켜세웠다. 지난 1907년 황하강에 놓인 첫 철제교인 란저우시 중산철교와 1957년 양쯔강 최초의 대교인 우한창장대교를 건설할 때 각각 독일과 옛소련의 원조와 기술자들의 지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급성장한 중국의 힘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시 주석은 이번 강주아오대교 개통식 참가를 겸해 6년 만에 광둥성을 방문했다. 전날 광둥성 주하이시의 헝친 하이테크산업지구를 시찰한 데 이어 개통식 후에는 중국의 첫 경제특구인 선전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속에서 흔들리는 중국 경제와 신경제동력인 민간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전날 광둥성 기업 시찰 중 “중국이 대국에서 강국으로 성장하려면 제조업 분야의 혁신을 바탕으로 한 경제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중국 경제의 자력갱생과 기술혁신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한편 강주아오대교 개통으로 홍콩과 주하이·마카오 간 차량운행 소요시간이 현재 3시간30분에서 30분으로 단축되면서 홍콩과 중국 본토의 지리·경제적 통합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SCMP는 “강주아오대교 건설로 주장삼각주(광저우·홍콩· 선전·마카오를 연결하는 삼각지대) 경제가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큰 반면 (홍콩에 대한) 베이징의 정치적 입김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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