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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내년 가맹점 카드수수료 1조원 줄인다

기존 발표 대책으로 7천억 인하…3천억은 결제원가 낮춰

카드업계 “수익 악화에 종사자 고용 불안 우려”

지난 8월 카드수수료 인하 협상 촉구 퍼포먼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를 1조원 줄이는 방안을 마련한다. 카드사들은 연이은 수수료 인하 조치에 더는 내릴 여력이 없다며 정부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5일 카드사 관계자를 불러 이런 내용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방안을 논의하고 당정 협의를 거쳐 다음주 중 최종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내년에 가맹점 수수료를 모두 1조원 줄이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8개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의 8.6%에 해당하는 규모다. 2017년 카드사 수수료 수익은 11조6,784억원으로 3년 전인 2015년 조정 당시 수수료 절감 추정액 6,700억원보다 3,300억원이나 늘었다.

수수료율은 2012년 여신금융전문법 개정에 따라 3년마다 카드 결제에 수반되는 원가와 카드사 수수료 수익을 따져 재산정된다. 매출액이 3억원 미만인 영세 가맹점과 3억원 초과∼5억원 미만인 중소가맹점은 금융당국이 관계 법령에 따라 정하고, 5억원을 초과하는 일반 가맹점은 이처럼 당국과 업계 관계자가 모여 결정한다.

1조원 중 7,000억원은 기존에 금융당국이 발표한 수수료 인하 대책이 내년에 시행됐을 때의 절감분이다. 문제는 나머지 3,000억원이 실질적인 추가 인하 방안이라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원가를 23∼25bp(1bp=0.01%) 낮출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렇게 되면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기존보다 0.23∼0.25%포인트 내려간다. 업계는 그러나 최대한의 원가 인하 폭이 14∼15bp라고 반박하는 상태다.

금융당국은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 인하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영세·중소가맹점은 수수료가 많이 떨어졌다. 3년 전에는 영세가맹점은 1.5%에서 0.8%로, 중소가맹점은 2.0%에서 1.3%로 각각 0.7%포인트 내렸다. 게다가 당시 수수료 인하율이 당정 협의를 거치면서 더 커졌다.



7,000억원에 해당하는 기존에 결정된 방안 중 수수료 인하의 관건은 이미 올 7월부터 시행된 밴(VAN) 수수료 체계개편 방안이다. 카드사가 결제승인·매입 업무를 처리하는 밴사에 제공하는 수수료를 금액과 관계없이 건당으로 발생하는 정액제에서 금액에 비례하는 정률제로 바꾼다. 변경되면 소액 결제가 많은 가맹점은 수수료 부담이 가벼워지고 결제 건수는 많지 않지만 금액이 큰 대형 가맹점은 수수료율이 올라간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책 발표 당시 평균 결제액이 2만4,000원인 소액결제 일반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이 2.22%에서 2.00%로 낮아지고, 건당 평균 결제액이 10만8,000원인 고액결제업체는 평균 수수료율이 1.96%에서 2.04%로 높아진다.

내년부터 결제대행업체(PG)를 이용하는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택시사업자에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른 수수료 절감분이 온라인 판매업자 1,000억원, 개인택시사업자 150억원이다. 영세업자→쇼핑몰→결제대행업체(PG)→카드사로 이어지는 기존 구조에서는 PG사가 대표 가맹점이 된다. 따라서 영세업자는 말 그대로 영세사업자임에도 수수료 우대 대상이 아니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카드사에 매출 정보를 줄 때 영세사업자를 구분하도록 해 영세사업자에게 수수료 우대혜택이 돌아간다. 소규모 신규가맹점 수수료 환급제도도 내년부터 도입된다. 그동안 신규가맹점은 연매출 정보가 없다는 이유로 창업 후 6개월간 업종별 평균 수수료율을 적용해왔다. 예컨대 실질적으로 영세 가맹점이라서 수수료율 0.8%를 적용받아야 함에도 창업 초기에는 매출 정보가 없어 2% 초반대 평균 수수료가 적용됐다. 당국은 연매출 정보가 쌓여 가맹점의 등급이 확정되면 카드사가 그 차액만큼을 가맹점에 되돌려 주는 방침을 내놨다.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의 이번 인하 방침에 연이은 인하로 수용 한계를 초과했다며 더는 견딜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대외 경영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수익은 계속 악화하고 업계 종사자들의 고용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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