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전동 물걸레청소기업체 아너스와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3명을 검찰 고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너스는 전원제어장치를 공급하는 업체에 공급 단가 인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해당 업체의 기술자료 7건을 받아내 경쟁업체 8곳에 뿌렸다. 8곳 중 6곳이 아너스의 기술자료를 토대로 자신들이 작성한 견적서를 제출했고, 이 가운데 1곳은 유사 부품 샘플까지 제공했다.
아너스는 이들 업체가 제출한 견적서를 통해 확보한 세부 원가내역을 원래 거래하던 하도급 업체에 전달하고, 이를 통해 단가 인하를 압박했다. 지난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차례에 걸쳐 인하된 납품 단가는 총 20%다. 연간 영업이익률 2%대를 유지하던 하도급 업체는 납품 단가가 20%나 인하되며 지난해 8월 영업손실을 우려해 결국 납품을 중단해버렸다.
공정위는 “아너스가 하도급 업체에 기술 자료를 달라고 요구하면서 그 목적으로 가격 적정성 검토, 제품 검수 등을 제시했는데, 이 중 정당한 사유는 하나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원사업자가 하도급 업체의 납품단가 인하를 목적으로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정당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제품 검수 역시 아너스는 제품 작동 여부만 판단했을 뿐 기술 검수는 모두 하도급 업체 자체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했다.
공정위는 “자신의 높은 영업이익률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이익만을 얻고 있는 하도급 업체의 납품단가를 인하하기 위해 기술자료를 유용한 행위를 엄중 제재했다”면서 “유사 사례 재발 방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