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의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과 금융시장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역사적 데이터에 비춰본다면 의회 주도권을 어느 정당이 차지하는가와 장기적 주식시장의 성과 간에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전개될 수 있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첫째, 미국 의회 권력이 상원과 하원으로 양분되더라도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는 여당인 공화당은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될 확률이 높다. 분열된 의회에서는 오는 2020년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어떤 중요 법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개혁법(ACA)이 폐지되거나 약가 인하가 단행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헬스케어주는 미국 정치가 교착 상태에 빠지더라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분된 의회는 추가 세금감면이나 인프라 투자확장 같은 재정지출에 제동을 걸 것이고 이는 미 국채 수익률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가능성은 낮지만 민주당이 의회 모두를 장악한다면 시장의 변동성이 얼마간은 커질 수 있다.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잡게 된다면 현직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킬 수 있고 2020년 대선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한 법인세나 고소득층 세율인하 같은 세제개혁의 주요사항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려 할 것이다. 또한 민주당이 양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게 된다면 기존 인프라 확충 일변도의 재정지출 계획에 변화를 가져오려 할 것이다. 이는 산업재 및 소재 산업 주식에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이다. 또한 세금이 인상되면 채권수익률도 오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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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공화당의 승리는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지만 추가적인 감세와 더 큰 재정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에 채권시장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무역정책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가 대부분의 사안을 의회와 긴밀히 협력하기보다는 행정명령을 발동해 결정해왔기 때문에 누가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앞으로 수년간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주식시장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오르고 내림을 반복할 것이다. 단기 트레이더라면 이러한 시장 변동성을 이용하는 투자전략을 취할 수 있겠으나 장기 투자자는 어떤 선거 결과가 나오든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기술주나 임의소비재 및 헬스케어주는 오히려 중간선거 기간과 그 직후에 더 좋은 수익률을 보였다.
단기적인 시장 변화를 견뎌낼 수 없는 사람들은 과거 유사한 시기에 하방위험 관리에 성공적이었던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물론 투자자들이 누가 의회를 장악할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선거 결과가 장기적인 투자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어떤 결과가 주어지더라도 시장은 적절한 타협점을 찾고 안정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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