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이영애 착즙기’로 잘 알려진 휴롬이 미국과 영국의 백화점에 입점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논란으로 감소한 수출 실적을 회복함과 동시에 최고급 백화점 입점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롬은 다음달 영국과 미국의 백화점에 입점해 판매를 시작한다.
휴롬이 다음달 입점하는 영국의 백화점은 해러즈(Harrods)다. 지난 1824년 런던 중심가인 브롬튼로드에 설립한 해러즈는 세계의 부유층이 이용하는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유명하다. ‘영국 왕실 전용 백화점’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휴롬은 이곳에서 원액기 제품 중 가장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휴롬디바’와 ‘휴롬원더’ 라인업을 판매할 예정이다. 휴롬디바는 2개의 주스필터를 사용해 찌꺼기가 끼지 않아 세척 편의성이 높다. 휴롬원더는 투입구 역할을 하는 스마트 호퍼에 많은 양의 채소와 과일을 큼지막하게 썰어 한꺼번에 담고 원스톱으로 편리하게 즙을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러즈는 최고급 백화점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브랜드를 엄선해 입점시키는 만큼 이곳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도 프리미엄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라고 휴롬 측은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에도 나선다. 다음달 미국 최대 백화점 중 하나인 메이시스(Macy‘s)의 온라인몰에 입점하고 내년 1월부터는 애틀랜타 지점 등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휴롬디바를 선보일 계획이다. 메이시스는 미국의 가장 대중적인 백화점으로 160년 전통을 자랑한다. 미국은 휴롬의 해외 매출 중 약 25%의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휴롬은 미국 최대 백화점에 진출해 성장세를 지속시킨다는 전략이다.
휴롬은 지난 2012년부터 중국과 일본, 홍콩,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최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주스 문화가 발달한 유럽과 호주 지역에도 진출했다. 현재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명품 백화점인 NK백화점을 비롯해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유럽의 백화점, 호주의 데이비드 존스·마이어 백화점에 들어가 있다.
이처럼 휴롬이 해외에서의 입지 강화에 나서는 것은 저조한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휴롬은 배우 이영애를 광고모델로 기용,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면서 2012년 945억원이던 매출을 2015년 2,308억원까지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 사드 논란으로 중국 시장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매출이 929억원으로 급감하고 약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휴롬은 지난 7월 자사의 원액기를 사용한 ‘휴롬주스’를 론칭하고 제철 시즌 한정 주스와 기능성 주스를 출시해 식음료 유통업에 진출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올해는 중국 실적 회복과 신제품 및 신사업 등의 영향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휴롬은 해외 고급 백화점 입점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슬로우 주스 문화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특히 유럽 시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고 채식주의자 비율이 높은 만큼 건강한 식단을 구성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여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