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먹여 살릴 과학기술을 개발해달라’며 많은 분이 기부금을 쾌척해주셨습니다. 저희는 개교 60주년인 오는 2031년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성장해 보답하려고 합니다.”
26일 ‘KAIST 발전·후원의 밤’을 개최하는 신성철 KAIST 총장은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서 묵묵히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971년 개교 이래 47년간 1만2,906명이 3,231억원(7만7,710건)의 발전기금을 기부해준 데 감사를 표했다.
신 총장에 따르면 대원각(현 길상사)을 기부했던 고(故) 김영한 여사가 1999년 우연히 TV를 보다 공부에 열중한 학생들에게 감동해 “부강한 나라로 발전하게 과학기술 영재를 양성해달라”며 300억원을 선뜻 내놓았다. 故 류근철 박사(한의학 박사 1호)는 2008년 “선진국으로 가려면 과학기술 발전이 필수적”이라며 578억원을 기부했다. 그는 ‘KAIST 인재 우주인 건강연구센터장’을 맡아 학생들의 건강도 챙겼다. 반도체 장비 신화를 쓴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은 2001년과 2014년 총 515억원을 기부해 바이오및뇌공학과와 미래전략대학원 출범의 계기를 마련했고 교내에 정문술빌딩과 부인의 이름을 딴 양분순빌딩을 건립했다. “이 세상에서 아무도 시도한 적 없는 융합연구로 국민을 먹여 살릴 기술과 인력을 양성해달라”는 것이 그의 주문이었다. 이 밖에 100억원 이상 고액기부 현황을 보면 김병호 서전농원 대표가 총 350억원, 조천식 전 은행감독원 부원장이 155억원, 박병준 전 뷰로 베리타스 회장이 1,000만달러, 故 오이원 여사가 100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0억원, 이수영 KAIST발전재단 이사장이 900만달러를 인재양성에 희사했다.
신 총장은 “KAIST가 새로운 분야에 발 빠르게 도전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시드머니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KAIST 발전·후원의 밤 행사를 갖고 2031년까지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과 계획을 담은 ‘KAIST 비전 2031’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 세계적 수준의 학문적·기술적·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세계 선도 대학으로 도약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 행사는 26일 오후5시 서울 남산제이그랜하우스 젝시가든에서 열리며 기부자를 비롯해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 김우식 전 부총리, 드라마 ‘카이스트’의 송지나 작가와 이민우·채림 등의 배우들도 참석한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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