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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8,000억 물량 기관이 다 받았다...추가 투매 진정될까

공포지수 9% 급등...개인 등돌려

빚내 투자 늘어 반대매매도 우려

기관 삼성전자등 낙폭과대주 매수





외국인 이탈로 연일 저점을 경신하는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저가 매수에 나섰으나 증시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실망 매물을 내던지며 발을 빼는 것이다. 다만 최근 대규모 ‘팔자’에 나섰던 기관투자가들이 다시 매수에 나선 만큼 개인의 추가적인 ‘투매’가 진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7,850억원을 순매도했다. 불과 10일 전만 해도 개인들은 저가 매수에 여념이 없었다. ‘검은 목요일(11일)’ 이후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기(2,00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435억원), 셀트리온(1,351억원), 삼성전자(1,255억원) 등 우량주를 사모으며 증시의 반등을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이 기간 개인의 순매수만 8,700억원 이상(코스피+코스닥)이다.

그러나 외국인의 무차별 팔자로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증시가 당분간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자 개인들의 투자심리는 패닉으로 치닫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약세장 판단은 사후에 할 수밖에 없는데 돌아보면 올해 1월 코스피가 고점을 찍은 뒤부터 이미 약세장이었다고 본다”면서 “주가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수가 하락하면 반대로 치솟는 경향이 있는 일명 공포지수(VKOSPI)는 이날 20.68(9.24%)로 치솟았다.

특히 빚으로 주식투자에 나선 개인들이 많다는 점이 손절매로 인한 투매의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3일 기준 10조8,038억원에 달하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은 18조6,903억원(23일 기준)이다. 두 융자 잔액을 더하면 무려 30조원에 이른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대출금을 제대로 갚지 않거나 주가가 하락해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에 나서는데 요즘 상황이 딱 그렇다. 이달 들어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181억원인데 이는 전달(54억원)보다 3배가량 많다. 올 들어 월별 가장 많은 액수이기도 하다. 반대매매는 시장에 나오는 매도 물량인 만큼 주가 하락을 부채질할 수밖에 없다. 빚낸 투자가 주가 하락으로 손실이 커지면서 개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신용으로 주식을 매수한 뒤 결제일이 됐지만 채워넣지 못한 돈의 규모를 나타내는 위탁매매 미수금은 이달 15일 3,027억원으로 올 9월 평균(1,52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주가 하락으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거래 잔액이 줄어드는 속도보다 지수 하락 속도가 더 빠른 만큼 실적전망 하향, 신용융자잔액 규모가 큰 종목들의 경우 저가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향방은 ‘큰손’인 외인과 기관의 매매 동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속 ‘팔자’에 나선 외인과 달리 저가 매수를 노리는 기관의 매수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개인이 대거 순매도에 나선 이틀(24~25일) 동안 기관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1조4,0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대외 악재나 실적·공매도 같은 이유로 주가에 타격을 입은 삼성전자(3,854억원), 셀트리온(1,217억원), 한국전력(535억원), 삼성전기(450억원) 등 낙폭과대주를 많이 사들였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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