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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일 못 구해" "차라리 구직 포기"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악

장기실업자 1∼9월 15만명 외환위기후 18년만에 최다

실업자 112만명·구직단념자 51만6,000명으로 역대급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청에서 열린 2018 강동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피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들어 고용 사정이 급속도로 악화한 가운데 장기간 일을 구하지 못한 실업자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올해 1∼9월 평균 15만2,000 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명(6.9%) 늘었다.

올해 1∼9월 기준 장기실업자 수는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외환위기의 후폭풍이 남아있던 2000년 1∼9월 장기실업자 14만2,000명보다 1만명 더 많은 수준이다. 올해 1∼9월 실업자 수는 111만7,000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1,000명 늘었다.

비교 가능한 통계가 제공되는 최근 19년 사이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오랜 구직 활동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이들이 취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올해 1∼9월 구직단념자는 월평균 51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만1,000명(6.5%) 늘었다.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구직단념자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1∼9월 구직단념자 수는 올해가 가장 많았다.

실업자를 위한 공적 지출 역시 기록적으로 늘었다. 한국고용정보원 통계를 분석하면 올 1∼9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약 5조37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지급한 실업급여(약 4조929억원)보다 약 9,448억원(23.1%) 많았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악화한 고용 사정이 앞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투자, 수출, 내수 등 한국경제 전반이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계절조정, 속보)은 전분기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기와 비교한 실질 GDP 성장률은 올해 1분기에는 1.0%를 기록했지만 2분기 0.6%로 축소한 후 두 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3분기에 2.0%를 기록해 9년 만에 가장 낮았다.

투자가 부진해 향후 경기가 개선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올해 3분기 설비투자는 전분기보다 4.7% 줄어들며 2분기(-5.7%)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로 6.4% 감소했다. 1998년 2분기 6.5% 줄어든 후 최근 20년여 사이에는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수출 동향도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53.96(2010년=100)으로 작년 9월보다 5.2% 줄었다. 올해 2월(-0.9%)에 이어 7개월 만에 감소했다.

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민간소비도 좀처럼 활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분기와 비교한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1분기 0.7%, 2분기 0.3%, 3분기 0.6%로 세 분기 연속 1%를 밑돌았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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