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신차가 나온다는 겁니다. 아메리칸 크루저 특유의 곡선이 남아있는 가운데 훨씬 가볍고 날렵해졌고, 훨씬 예민하고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자랑할 것 같은 디자인에 눈이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전에 없던 혁신이 돋보이는 모델이고, 특히 젊은 소비자층까지 겨냥한 모델”이라는 것이 할리데이비슨 측의 설명입니다. 드래그 머신 스타일을 표방하며 앞으로 쭉 뻗은 프론트 휠, LED 헤드라이트를 감싸는 비키니 카울, 240mm에 달하는 리어 타이어 같은 세부 요인이 눈에 띕니다.
사실 ‘할리’하면 가죽옷과 두건이 떠오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중장년층 라이더들의 로망이죠. 그런데 요즘 젊은 라이더들은 할리 스타일보다는 좀더 도시 감성 넘치는 클래식 바이크를 좋아합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FXDR 114의 디자인은 최근 인기인 ‘네오 클래식’, ‘네오 레트로’ 감성과도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할리 바이크를 타본 사람이라면 FXDR 114의 ‘힘’에 대한 기대감도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무게 300㎏, 배기량 1,690㏄의 다이나 로우라이더(FXDL 로우라이더, 두유바이크 28회 시승기 클릭)를 타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거든요. 중형차급의 배기량에 걸맞는 힘을 갖췄으면서도 3단 이상에서는 가속과 주행감은 엄청나게 매끈했었습니다.
그 때 진심으로 깨달았죠, “아, 이 맛에 할리를 타는구나….” 라고요. 아래 할리데이비슨의 공식 소개 영상에서도 엔지니어들이 “FXDR 114의 주행성능에 집중했다”고 거듭거듭 강조하는 걸 보면 정말 기대가 큽니다.
FXDR 114는 소프테일 시리즈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16.3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1,868cc 밀워키에이트 114 엔진이 적용됐습니다. 건조중량이 289㎏에 달하지만 시트고(720㎜)가 낮아 조작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로우라이더도 시트고가 700㎜도 안 되다 보니 300㎏의 무게인데도 다루기가 쉬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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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 배기음을 들어보면 진동도 기존 할리 모델들보다 덜할 것 같습니다. 할리 매니아들은 아쉬워할 만한 부분이죠. 저 유튜브 댓글에서도 기존 할리 매니아들(“내가 20년 할리 라이더인데!!! 이거슨 할리가 아님!!ㅠㅠㅠ)”과 비매니아(“좀 덜 할리 같고 괜찮네^0^?”)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할리 입장에서는 이만저만한 번뇌가 아닐 것 같습니다. 타 제조사들이 부러워 할만큼 든든한 충성 고객층이 있지만, 젊은 신규 소비자층도 만들어야겠고, 워낙 브랜드 이미지도 선명하고요. 어떤 답을 구할지는 모르겠지만 고민하는 과정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면 소비자로서는 무조건 환영입니다.
FXDR 114의 국내 판매 가격은 3,400만원입니다. 할리데이비슨 코리아는 FXDR 114를 포함한 2019년식 신차 출시와 함께 11월 말까지 예약 판매를 실시하는데, 꽤 혜택이 많아 보입니다. 스트리트, 스포스터, 소프테일, 투어링, CVO 등 총 29종 중 스트리트·스포스터 구매객에겐 할리데이비슨 정품 열선 재킷과 열선 장갑을 증정합니다. CVO·투어링·소프테일은 여기에 아이나비 풀HD 2채널 블랙박스(32GB)도 추가로 제공된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할리데이비슨코리아에 문의하시고,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다음 회에서 다시 만나요!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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